총선 간판 선수 없는 TK 선대위…"각자도생해야"

입력 2020-03-23 17:13:35 수정 2020-03-25 09:56:23

통합당, 주호영·김광림·정종섭 등 여력 없고 운신의 폭 좁아
컷오프 탓 대부분 초·재선…중앙당 지원도 힘든 상황

안동의 3선 김광림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홍준표 기자 pyoya@imaeil.com
안동의 3선 김광림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홍준표 기자 pyoya@imaeil.com

4·15 총선 미래통합당이 대구경북(TK) 지역 선거를 이끌 간판 선수가 마땅치 않아 대구시당·경북도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을 TK 선대위원장으로 내정하고 선거를 주도하도록 했다.

통합당은 불출마를 선언한 김광림 의원(안동)이 중앙선거대책위 대구경북권역위원장을 맡아 TK 선거를 진두지휘하도록 했다. 3선의 김 의원은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데다 정책통으로 황교안 대표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안동 선거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서 소위 '제 코가 석 자'인 상황이다. 김 의원이 물밑 지원하는 김형동 통합당 후보에 맞서 무소속 후보가 나오면 발을 빼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경북 중진 의원으로 대구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운신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대구 수성갑 후보 주호영 의원이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퇴근길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미래통합당 대구 수성갑 후보 주호영 의원이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퇴근길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김 의원과 함께 공동 대구경북권역위원장 물망에 오르는 TK의 최다선인 4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도 선대위를 이끌기 쉽지 않다. 이 지역에서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정치 생명을 건 대결을 펼쳐야 하는 탓에 선대위를 돌아볼 여력이 없어서다. 특히 이진훈 예비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탓에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지원 유세를 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구시당위원장으로 대구공동선대위원장을 이끌 정종섭 의원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불출마를 선언한데다 통합당 동갑 후보 경선에서 류성걸 예비후보가 승리하면서 오랜 갈등을 빚어온 정 의원이 정치적 내상을 입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통합당은 정 의원과 3선에 도전하는 김상훈(서구)·윤재옥(달서을) 의원을 대구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잠정 내정했다.

경북도당위원장으로 경북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최교일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한 탓에 주도적으로 선대위를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 3선 의원 두 명이 모두 컷오프되면서 선대위 선수도 낮아졌다. 재선에 도전하는 송언석(김천)·이만희(영천청도) 의원 정도가 경북공동선대위원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역대 최약체 TK 선대위'라는 얘기마저 들린다. 황교안 대표가 서울 종로에 출마하면서 지원 유세가 어려운데다 TK 선대위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아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지난 총선은 정권의 실세인 최경환 의원이 TK 선거를 이끌면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모양새가 펼쳐지고 있다. 그야말로 각자 살아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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