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있는 한 교회의 100여 명 신도 가운데 6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국의 도시마다 비슷한 상황의 교회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좁은 공간에 한데 모여 집단 예배를 본 결과이다. 게다가 감염 차단을 위한 예방적 조치도 없이 예배를 강행하면서 입에 소금물을 뿌리는 상식 밖의 행태까지 불거진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적잖은 교회들이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지방자치단체의 자제 요청과 행정명령을 듣지 않는 데에 있다. 발열 검사와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2m 이상 거리 유지 등의 합당한 예방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대다수 교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고집하고 있다.
영상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소규모 교회와 건물 임대료 부담 등을 안고 있는 영세한 교회일수록 밀집 예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교회의 사례에서 보듯이, 교회를 통한 집단 감염이 또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불길한 조짐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경북지역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어긋나는 종교 행위가 많아 걱정이다.

신천지교회인들의 집단 감염으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경산시는 이달 초 각 기관·사회·종교단체의 집회 등 금지조치 긴급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개신교 측의 반발로 하루 만에 철회했다. 칠곡, 군위 등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그러니 지자체의 행정명령이 흐지부지된 가운데 상당수 개신교회가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천지교회와 수도권 몇몇 교회의 집단 감염 사례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 같은 국가 비상사태에서는 교회 스스로도 자제해야 할 일이다.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종교 활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정부와 지자체 또한 단순한 권고나 자제 요청이 아닌 보다 단호하고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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