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회의 집단 감염도 경계해야 한다

입력 2020-03-20 06:30:00

16일 신도 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모두 46명이 확진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 은혜의 강 교회 확진자들은 지난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16일 신도 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모두 46명이 확진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 은혜의 강 교회 확진자들은 지난 8일 함께 예배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수도권에 있는 한 교회의 100여 명 신도 가운데 60여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국의 도시마다 비슷한 상황의 교회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좁은 공간에 한데 모여 집단 예배를 본 결과이다. 게다가 감염 차단을 위한 예방적 조치도 없이 예배를 강행하면서 입에 소금물을 뿌리는 상식 밖의 행태까지 불거진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적잖은 교회들이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지방자치단체의 자제 요청과 행정명령을 듣지 않는 데에 있다. 발열 검사와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2m 이상 거리 유지 등의 합당한 예방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대다수 교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고집하고 있다.

영상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소규모 교회와 건물 임대료 부담 등을 안고 있는 영세한 교회일수록 밀집 예배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교회의 사례에서 보듯이, 교회를 통한 집단 감염이 또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불길한 조짐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경북지역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어긋나는 종교 행위가 많아 걱정이다.

대형교회들이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막기 위해 주일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기로 한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최소 인원만 참석한 채 주일 예배가 온라인 예배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교회들이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막기 위해 주일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기로 한 가운데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최소 인원만 참석한 채 주일 예배가 온라인 예배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교회인들의 집단 감염으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경산시는 이달 초 각 기관·사회·종교단체의 집회 등 금지조치 긴급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개신교 측의 반발로 하루 만에 철회했다. 칠곡, 군위 등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그러니 지자체의 행정명령이 흐지부지된 가운데 상당수 개신교회가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천지교회와 수도권 몇몇 교회의 집단 감염 사례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금 같은 국가 비상사태에서는 교회 스스로도 자제해야 할 일이다.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종교 활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정부와 지자체 또한 단순한 권고나 자제 요청이 아닌 보다 단호하고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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