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권자 10명 중 6명 "도쿄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해야"

입력 2020-03-17 12:07:37 수정 2020-03-17 13:48:53

아베는 "올림픽 예정대로", 유권자 70%는 "예정대로 개최 어렵다"
日 정부 "지금까지와 같은 대회…후쿠시마서 성화봉송도 예정대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극복하고 2020 도쿄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극복하고 2020 도쿄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일본 여론 과반수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미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정상 개최하겠다고 반복해 주장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이 지난 15, 16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했으면 한다는 응답이 63%를 차지했다.

예정대로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은 23%, 취소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은 9%였다.

교도통신이 14∼1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69.9%에 달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베 총리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차질 없이 개최하려는 의지를 반복해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밤 화상회의로 개최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관해 "완전한 형태의 개최를 목표로 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이에 각국 정상들이 찬동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회의 후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겨낸 증거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현하는 것에 대해 G7 지지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감염 확대를 극복하고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WHO가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6일 기준 16만명을 훌쩍 넘긴 만큼 일본 내에선 각국 선수와 관중이 모여드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실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번진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가장 크게 기다리던 일본 유권자들마저 '연기'에 무게를 둬 애초 정한 일정, 규모대로 개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마스크를 쓴 일본 도쿄 시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 올림픽이 열리는 오다이바 해변공원의 오륜 조형물 앞을 27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일본 도쿄 시민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 올림픽이 열리는 오다이바 해변공원의 오륜 조형물 앞을 27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17일 G7 회의 종료 후 아베 총리가 올림픽을 언급하면서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에 주목하면서, '완전한 형태'라 언급한 것은 '무관중 개최'와 '규모 축소' 등 형태로 실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을 7월에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아베 총리의 인식에는 변화가 없느냐는 물음에 "총리가 어제 말한 대로"라며 "정부로서는 예정대로 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조직위원회, 도쿄도(東京都)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준비를 착실히 할 생각에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완전한 형태' 언급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와 같은 대회를 개최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G7 정상들이 화상 회담에서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은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26일 후쿠시마(福島)현에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성화 봉송 행사를 예정대로 개최한다는 보고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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