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년은 신천지의 힘’…경산 대학생 교인이 쓴 수첩 입수

입력 2020-03-15 17:09:53 수정 2020-03-15 22:45:27

개인 SNS와 통신 신학 및 모바일앱 통한 전도 활동 강화한 듯

한 대학생 교인의 업무수첩에 적혀 있는 신천지 교회의 대학생 전도 지침 내용. 독자 제공
한 대학생 교인의 업무수첩에 적혀 있는 신천지 교회의 대학생 전도 지침 내용. 독자 제공

'청년은 신천지의 힘이다.' '양떼(교인) 데리고 함께 들어가자.'

신천지 교회가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층을 표적으로 치밀한 전도 및 교인 관리 활동을 펼쳐 온 사실이 대학생 교인의 업무수첩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매일신문이 한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이 수첩은 경산에 있는 한 여대생 교인의 것이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사이 신천지 대구교회와 다대오지파의 전도 활동 지침 등이 적혀 있다.

수첩에 따르면 대학생 교인들은 6명 안팎이 1개 팀을 구성, 전도·심방·향연·양식·회계 등으로 나눠진 역할 분담을 통해 청년층 전도 및 교인 관리를 해왔다.

신천지 총회 교육부장 및 12지파장, 구역장 등은 구역별 회의 또는 예배를 통해 이만희 총회장이 내린 지침을 전달하며 "사명을 완수 못하면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라며 이들의 전도 활동을 독려했다.

대학생 교인의 업무수첩에 적힌 신천지 교회의 대학생 전도 지침. 독자 제공
대학생 교인의 업무수첩에 적힌 신천지 교회의 대학생 전도 지침. 독자 제공

특히 '오늘(11월9일)부터 신앙관리 카드 작성 X. 이제 사명자가 다 챙겨야 함' '복음방 수치가 보고 싶으면 앱에서 클릭하면 된다' '다대오 대구교회는 청년회만 하루에 500개 개설' 등의 대목이 눈에 띈다.

대학생 교인의 업무수첩에 나와 있는 신천지 교회의 대학생 전도 지침. 독자 제공
대학생 교인의 업무수첩에 나와 있는 신천지 교회의 대학생 전도 지침. 독자 제공

신천지가 교인 명단 및 관리 방식을 자체 문서나 보유 컴퓨터 등이 아닌 보안성과 암호화 기능 등이 있는 외부 모바일앱이나 전산시스템으로 바꿨을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다.

또 대학생 교인들에게 개인 SNS와 통신 신학을 통한 전도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전도 대상자와 주 1회 만남을 갖고 '간절함'과 '사모함'을 호소하며 통신 신학 가입을 유도하라는 피드백 방안 등도 적혀 있었서다.

아울러 교육생 수료식을 '세상에 신천지를 알리는 일' '해외 목회자, 정치 인사들 많이 올 예정. 뇌성같이 놀라게 해야 한다' 등 신천지 세 과시의 기회로 이용하려 했다는 내용도 있다.

제보자 A씨는 "수첩 주인은 신천지의 전도로 피해를 입은 여대생"이라며 "또 다른 대학생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내용을 공개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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