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돌입, 상반기 나올수도

입력 2020-03-12 18:12:49 수정 2020-03-12 22:40:07

美 길리어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경북대병원 등 국내 3곳 효과 검증

12일 오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비상대책본부에서 송재준 의료원장, 최정윤 병원장 등 의료진들이 코로나19 비상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이 병원에는 이날 현재 코로나19 중증 및 경증 환자 96명이 입원해 치료 중이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12일 오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비상대책본부에서 송재준 의료원장, 최정윤 병원장 등 의료진들이 코로나19 비상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이 병원에는 이날 현재 코로나19 중증 및 경증 환자 96명이 입원해 치료 중이다. 김태형 선임기자 thk@imaeil.com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든 코로나19가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 넣고 있지만, 당장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12일 제약·의료계에 따르면 국내외 과학자들이 속속 코로나19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 뛰어들고 있어, 이르면 올 상반기에는 제한적이나마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는 희망도 나오고 있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미국의 바이오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 길리어드는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던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전환해 개발한다.

길리어드는 지난달 말 코로나19로 진단 받은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의 효능과 안전성 연구를 위한 두 건의 3상 임상시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은 지금까지 중국과 미국 보건당국이 하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렘데시비르의 3상 임상시험들과 달리, 회사가 직접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시행하는 3상 임상시험이다. 즉 렘데시비르를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1차적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그 외 코로나19 진단 사례가 많은 국가의 의료기관에서 약 1천명의 환자를 3월부터 모집해 진행에 들어갔다.

한국도 대상 국가에 포함돼 있으며, 임상시험에 참여할 국내 환자 수는 195명(중등도 120명, 중증 7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임상시험은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이 진행한다.

경북대병원 이인규 교수(내과)는 "중국 3상 결과는 4월초까지는 발표될 것이고, 국내 3상은 2, 3개월 더 걸릴 것 같다"며 "중국의 3상 결과가 잘 나오고 부작용이 없다면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치료제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0일엔 질병관리본부 산하 국립보건연구원도 코로나19 대응 연구를 위한 항체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항체 탐지용 단백질' 제작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를 이용하면 회복기 환자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생산 세포(B세포)를 특이적으로 검출할 수 있게 돼,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5곳이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10곳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거나 준비 중이다. 하지만 임상시험과 개발까지 짧게는 몇 년 이상 걸릴 전망이어서 상용화를 언급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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