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의 아이돌 탐구생활] 짐승돌 완전체 '10점 만점에 10점'

입력 2020-03-13 19:33:52

유튜브에서 갑자기 '우리 집'이 소환됐다

2pm 정규 5집
2pm 정규 5집 'No.5'에 실린 단체 이미지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에 유튜브를 끼고 살고 있다. 사실 뮤직비디오와 음악방송 무대는 물론이고 일상을 찍은 클립부터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장면, 심지어는 가사를 멤버별로 누가 불렀는지 알 수 있게 만든 영상물까지 나오는 유튜브는 아이돌 자료의 보고다. 유튜브만 들여다보면 아이돌 한 팀을 적당히 파악하는 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어느날 하염없이 유튜브 영상물의 바다속에서 이런 저런 아이돌 관련 영상을 뒤적거리던 중 갑자기 2pm(투피엠)의 영상이 슬슬 추천 영상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것도 2015년 정규 5집 'No. 5' 앨범의 타이틀 곡이었던 '우리 집' 관련 영상들이 갑자기 등장한 것이다. 이게 왜 갑자기 주목받는지 분석한 글을 찾아봤지만 결론은 결국 '아무도 그 원리를 모르는' 유튜브 알고리즘의 결과물이라는 것으로 귀결돼서 김이 샜다. 인과 관계는 일단 접어두고 즐겨보도록 하자.

'우리 집'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무대 의상도 그렇고 20대 중후반으로 넘어간 2pm은 데뷔 때와는 또 다른 남성미를 보여주고 있다. '10점 만점에 10점' 때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화려한 춤이나 옷을 찢어버리면서까지 보여주는 근육 등 활동 초기의 2pm은 남성미가 풀풀 넘치는 몇 안되는 아이돌이었다. 그래서 '짐승돌'이라는 별명이 아깝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제 20대 중반으로 넘어오고 멤버 모두 서른이 가까워오자 2pm은 절제를 시작한다. 특히 '우리 집' 무대에서 일관되게 보여줬던 슬림한 핏의 바지와 단추 두 세개를 풀어헤치고 팔을 걷어올리기도 하는 셔츠 의상은 뭇 여성들이 이야기하는 '섹시한 남자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해 냈다.

사실 이 앨범은 이전의 2pm과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전작들보다 크게 주목받은 앨범은 아니었다. 하지만 각 멤버의 참여도가 높았고 또 다른 2pm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름 괜찮은 앨범이기도 하다. 그런 앨범의 타이틀곡이 5년 지나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 현상이다.

지금 2pm은 병역 이행으로 인한 공백기, 이름하여 '군백기'를 지나는 중이다. 현재 준호, 찬성이 군복무 중이고 나머지 멤버들은 전역 후 활동을 준비중에 있다(태국인인 닉쿤은 추첨을 통해 군복무자를 결정하는 태국 병역법 상 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미 택연은 MBC 드라마 '더 게임:0시를 항하여'에 출연중이기도 하다. 이들이 '완전체'가 되는 그날 2pm은 어떤 모습일까. 확실한 건 적어도 2pm은 '우리 집'이 5년만에 유튜브에 소환되면서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다른 아이돌들보다 다른 모습으로 더 오래 활동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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