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푸들·4년) 보호자분이 물으셨다. "홍콩에서 확잔자 가족의 반려견에게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던데 반려동물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나요?"
나는 "아니요"라고 답변드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 반려동물에게서 코로나19가 전파되어 증상을 유발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홍콩에서 확진자가 돌보던 개의 입, 코, 항문 등에서 샘플을 수집해 검사한 결과 코로나19에 대한 약한 양성(weak positive) 반응이 나왔다는 보도는 있있다. 하지만 이는 확진 사례가 아니며, WHO는 반려동물이 확진자와의 접촉을 통해 바이러스를 재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사중이라고 밝히고, 지나친 불안감을 가지지 말라고 충고했다.

두부(닥스훈트·6년) 보호자분이 물으셨다. "산책할 때 반려견 마스크를 해줘야 하나요?"
역시 "아니요"라고 답변드렸다.
뉴스에서 반려견에게 마스크를 착용 시킨 이미지들은 코로나19 와 반려견의 연관성을 설명하고자 연출된 이미지들이 대부분이다. 개가 산책하는 과정에서 운동량이 증가하면 체온이 상승하는데 호흡을 통해 열을 발산한다. 사람들이 땀을 흘려 체온을 낮추는 것처럼 개는 혀를 길게 내밀고 빠른 호흡을 통해 체열을 방출시킨다. 그래서 산책을 하거나 움직이는 반려견에게 마스크 착용시키는 것은 호흡 곤란과 고체온증을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대구시는 3월 현재, 인구대비 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중의 하나가 되었다. 확진자들의 발생이 높은 구역에서는 반려견의 산책이 조심스러워지게 마련이다.
WHO, 세계소동물병원협회(WSAVA),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모두 반려견을 통한 인체 감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누구든 반려동물을 만지고 난 후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반려견이 산책을 마친 후에는 발바닥을 소독제가 포함된 물수건으로 깨끗이 닦아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소동물수의사협회(WSABA)는 확진자와 함께 있었던 반려동물이 아프다면 먼저 보건당국에 신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보건당국(질병관리본부)의 허가없이 동물병원을 먼저 방문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한다. 치료에 급급하여 동물병원을 먼저 내원하게 되면 동물병원의 수의사와 의료 스태프들의 진료 업무가 중단되고 다른 반려동물들이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확진자가 돌보는 반려동물의 관리와 치료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과거에는 반려동물에 대한 막연한 편견으로 인해 반려동물들이 집단 유기되는 사태들이 있었다. 반려동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반려동물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를 줄이고 산책 전 후 위생관리에 더 많은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을 포함한 우리 가족의 건강 뿐 아니라 이웃의 건강도 배려하는 사회적 의무라 할 수 있다.

박순석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 SBS TV 동물농장 수의사로 잘 알려진 박순석원장은 개와고양이,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한 30여년 간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올바른 동물의학정보를 제공하고 바람직한 반려동물 문화를 제시하고자 '동물병원 24'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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