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보건소 진료의 3명, 자가격리 해봐서 주민들 마음 더 잘 알아
확진 판정에 놀라 우황청심환 찾는 주민 등 상담 내용도 다양

"어제 처방 받은 약을 먹고 열은 37℃로 많이 내렸는데 속은 여전히 메스껍습니다. 상태가 심해지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됩니다. 병원에 입원해야 할까요?"
9일 오후 2시쯤 A(41) 씨는 찡그린 채 가느다란 목소리로 대구 수성구보건소 내과의 윤상기(70) 씨와 화상진료를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10일째 집에서 격리 중인 A씨는 상태가 나빠질까봐 초조해했다.
시종일관 진지하게 진료를 보던 윤 씨가 "누워 있다가 부은 얼굴은 살로 가니 일어나 맨손체조라도 하시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A씨는 "움직이지 않다 보니 밥도 많이 안 들어간다"며 웃었다. A씨는 많이 불안하지만 이곳만큼은 마음을 놓고 상담할 수 있는 창구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진 후 자택에서 격리 중인 환자 상당수가 혼자 고통과 초조함을 견디고 있다. 불편한 몸 상태를 견디며 물리적 격리도 감당해야 하는 일상 탓이다. 하지만 곧 나을 것이라는 희망은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은 B(24) 씨도 집에서 격리 중이다. 그는 어쿠스틱 기타와 컴퓨터, 책이 어수선하게 쌓여 있는 방에서 화상진료를 이어갔다.
B씨는 "확진 첫날 유독 근육통이 심해 한숨도 못잘 만큼 무서웠는데 약을 먹고 많이 나아졌다"며 "어머니도 함께 집에 계셔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 채 방에서만 생활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을 다운받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확진자 C(31) 씨는 윤 씨에게 현재 증상과 집에 있는 자녀의 안전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C씨는 "3일째 약을 먹어도 기침이 계속 나와 불안하던 찰나에 친절한 상담 덕분에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화면 너머로 연방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확진자들은 확진 판정 초기에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함이 안 가셔서 청심환이라도 먹고 싶은데 괜찮냐'는 문의부터 '음성 판정을 받은 아이들과 어떻게 같이 있느냐'는 항의까지 상담 내용도 다양하다.
윤 씨는 "산책, 목욕, 외식 등 사소한 일상마저 모두 사라져 버리니 환자들이 심리적으로도 크게 위축된다"며 "친절하고 세심한 진료로 긴장을 풀어주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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