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확진자 동선 알 길 없어 시민들 공포감 더 커진다

입력 2020-03-08 16:41:32

집단 감염 소식 뒤늦게 알게 돼 불안감 증폭
대구시 "유증상자 치료, 병상 확보가 더 시급"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동선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코호트 격리가 이뤄졌다. 대구시 제공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동선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코호트 격리가 이뤄졌다. 대구시 제공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와 남구 문성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확진자에 대한 최소한의 동선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18일 31번 확진자를 끝으로 추가 확진자에 대해서는 동선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매일 확진자가 수백 명씩 쏟아지는 상황에 개별 확진자의 동선 파악은 무의미하고, 이미 대구 전역이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 아파트 등에서의 집단 감염 소식이 끊이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한마음아파트에서는 지난달 19일부터 주민 중 확진자가 대거 나왔음에도 심층 역학 조사, 코호트 격리 등은 최근에야 이뤄졌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같은 요구는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한 시민은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의 상황을 고려해 확진자가 사는 곳, 아니면 방역을 마친 곳이라도 알려주면 시민 스스로 조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집단 감염이 발생한 곳을 매번 뒤늦게 알다 보니 소식을 접할 때마다 공포감에 마음을 졸인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지역 온라인 카페에서는 확진자가 다녀가거나 직원 중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한 업체 정보를 공유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임신부 가운데서도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임신 5개월인 허모(28) 씨는 "병원 진료 말고는 외출을 거의 안 하고 있는데, 이들이 다녔던 산부인과라도 알려주면 감염 노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정기검진을 받으러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는 것도 찝찝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현재 개별 환자 동선을 추적하기보다는 유증상자의 격리 및 치료, 중증질환자의 병상 확보 등에 집중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도 필요한 역학조사는 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접촉자를 분류하고 자가격리시키는 단계는 넘어섰다"며 "지금은 신속히 진단 검사를 해서 접촉자를 파악하고 추가 감염을 막아내는 게 최선의 대응 방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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