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납치·부인 겁박' 영국 법정에서 두바이 군주 막장극 탄로

입력 2020-03-06 15:15:42

영국 법원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군주가 두 딸의 납치를 사주하고, 전 부인을 협박해 그녀가 영국 런던으로 자녀들을 데리고 피신했다는 '막장극'의 전모가 드러났다.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앤드루 맥팔레인 잉글랜드·웨일스 가정법원 판사는 5일(현지시간)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70)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가 딸 샴사와 라티파 공주의 납치 사건을 사주하고, 6번째 아내였던 하야 빈트 알 후세인(45) 공주를 겁박했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공개했다.

이날 결정은 셰이크 무함마드의 6번째 아내였던 하야 빈트 알 후세인(45) 공주가 지난해 4월 UAE를 탈출한 뒤 영국에서 전 남편을 상대로 법정 다툼을 시작하면서 나오게 됐다. 하야 공주는 같은 해 7월 전 남편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영국 법원에 학대하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명령(non-molestation order)을 요청하고, 함께 데리고 온 8살 아들과 12살 딸의 후견인 자격을 신청했다.

그는 아울러 전 부인의 딸인 샴사 공주와 라티파 공주 자매에 대한 납치와 강제 구금과 관련한 사실관계도 밝혀달라고 요청했었다.

맥팔레인 판사는 2000년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었던 19살 샴사 공주가 두바이에 강제 소환됐으며, 지난 20년 동안 상당 부분의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판단했다. 또 샴사의 여동생인 라티파 공주 역시 2002년과 2018년 두 차례 두바이로 붙잡혀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셰이크 무함마드는 영국 법원의 이 같은 판결이 공개되는 것을 저지하려 했으나, 법원은 이날 오전 그의 요청을 기각하고 결정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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