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자율영업'에도 "문 닫은 곳 더 많아"

입력 2020-03-05 17:23:18 수정 2020-03-05 20:40:22

2일 재개장, 문을 연 점포는 고작 30%…매출 평소 10%도 안돼
시장 찾은 손님들도 문닫은 가게에 허탈

'코로나19' 대구, 경북 확진자가 4천 명을 넘어선 가운데 3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썰렁하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5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서문시장은 행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서문시장 4지구에서 대신119안전센터로 나오는 100m 구간을 다녔지만, 문을 연 점포는 고작 30%도 채 되지 않아 보였다.

코로나19 불안감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손님조차 없자 아예 가게를 비운 채 이웃 점포에서 얘기를 나누는 상인들도 있었다. 그나마 서문시장 명물인 수제비 가게나 카페가 문을 열었을 뿐 의류 매장과 채소가게들은 영업하는 곳보다 문 닫은 곳이 더 많았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는 최근 6일 휴업을 실시한 후 이달 2일에야 재개장했다. 하지만 재개장에도 시장을 찾는 손님이 많지 않은데다 감염을 우려하는 상인도 많아 4일 오후 재차 회의를 열어 휴장 여부를 논의했다.

결국 연합회는 향후 영업 여부를 상인 자율에 맡기기로 하는 한편, 동산상가는 점포들이 실내에 있고 복도가 좁아 감염 및 접촉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오는 8일까지 다시 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일주일 만에 생업에 복귀한 서문시장 상인들은 예상보다 적은 손님에 허탈함을 숨기지 못했다. 유례 없는 매출 부진에 회복 기미조차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문시장 4지구에서 양말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너무 오래 문을 닫아 단골손님마저 끊길까봐 문을 다시 열었는데 손님이 너무 없다. 평소와 비교하면 10%도 안된다"며 "이렇게 손님이 적을 줄은 몰랐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물건을 사러 왔다가 줄줄이 문 닫은 시장 점포 모습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보였다.

대구 달서구에서 퀼트 가게를 운영하는 장모(61) 씨는 "시장이 다시 열렸다고 해서 왔는데 장사하는 곳이 거의 없다. 이렇게 문닫은 곳이 많은데 재개장이라고 하면 안되는 것 아니냐"며 "평소 천을 사오던 가게가 서너곳 있는데 한 곳 밖에 안 열어 필요한 물건을 못샀다. 나도 그동안 가게 문을 닫았다가 다시 영업해야 하는데 준비를 못하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는 이미 일주일 간의 휴장을 거친 만큼 일단은 자율영업을 이어가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영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상인들 우려로 휴업 연장도 생각했지만,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의견이 많아 일단은 문을 열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울러 시장 맞은편 동산병원 의료진도 수건이나 속옷 등 부족한 물건이 많다고 들었다. 상인회 차원에서 기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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