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 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나

입력 2020-03-05 16:57:50 수정 2020-03-05 22:19:23

코로나19 확진자 가장 많은 대구와 인접해 교류 잦은데다 신천지 신도도 많아
청년들이 신천지 주요 포교 대상인 탓에 전체 확진자 31.7%가 20~29세

4일 오후 경북 경산시 경산역 일대에서 육군 2작전 사령부, 50사단, 경북도, 경산시가 함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작업에서 장병들이 각자 맡은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경북 경산시 확진자가 3백 명을 넘어선 가운데 5일 오후 영남대학교 원룸촌 인근 상가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리 곳곳의 음식점 출입문에는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5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경북 경산시를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집중관리한다. 청도군 대남병원 집단감염으로 청도에 파견됐던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도 7일부터 경산으로 옮겨 지원하기로 했다.

경산이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경북 전체 확진자(5일 오전 기준 805명)의 43.1%(347명)가 몰려 있는데다 확산세도 빠르기 때문이다. 경산 확진자는 대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다.

또 도시 내 2차감염과 서린요양원·행복요양원·엘림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참좋은재가센터 등 노인집단시설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산에서는 지난달 1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하루 10명 미만으로 확진자가 나오다 지난달 26일 34명을 기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이달 들어서는 1일 56명, 2일 28명, 3일 62명, 4일 56명이 추가됐다.

이들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는 신천지교회가 232명(66.9%)으로 가장 많고 확진자 접촉 64명, 지역감염 47명, 조사 결과 대기 4명이다.

경산 전체 검사자 2천385명 중 양성 판정은 14.6%이다. 현재 자가격리자는 1천158명이며 307명은 격리에서 해제됐다.

특이한 것은 경산 전체 확진자의 31.7%인 110명이 20~29세란 점이다. 또 여성이 69.2%인 240명으로 남성(107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이는 신천지교회가 10개 대학(학생 10만5천명)이 몰려 있는 경산의 청년층을 주요 포교 대상으로 삼으면서 청년 신도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북 도내 전체 신천지 교인 확진자 376명 중 경산 시민은 226명으로 60.1%다.

경산시에 통보된 신천지교회 신도 791명(예비신도 182명 포함) 중 587명이 검사를 받은 가운데 39.5%(23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음성 판정은 231명, 검사 결과 대기는 72명이며 255명은 아직도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확진자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경산시의 확진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생활치료센터, 전담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해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고 지역 확산을 억제해 나가겠다"고 했다.

4일 오후 경북 경산시 경산역 일대에서 육군 2작전 사령부, 50사단, 경북도, 경산시가 함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작업에서 장병들이 각자 맡은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경산의 선별진료소 중 하나인 경산중앙병원 정민혜 이사장은 "선별진료소와 병원을 찾는 시민들이 많지만 의료진들이 쓸 보건용 마스크, 소독제 등 방역·보호장비 재고분이 하루도 되지 않을 정도로 턱없이 부족하다"며 "감염병특별관리지역이 된 만큼 물품과 장비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산시는 환자 증가에 대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연수원(백천동)을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한다. 경증환자 55명은 이곳에서 치료하고 나머지 격리환자들은 인근 영천, 청도지역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할 예정이다.

한편 감염병특별관리지역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특별재난지역과 다른 개념이다. 해당 지역에 대한 방역을 특별히 강화해 통상적 수준보다 더 강한 조치와 지원을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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