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재앙은 문재인 정부의 명백한 '실패'다. 마스크만 해도 그렇다. 마스크를 중국에 '조공'(朝貢)하지 않았다면 마스크 대란을 덜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보건용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고, 일회용 마스크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새 지침은 문 정부의 그런 실패를 여실히 증명한다.
'지침'에 따르면 깨끗하게 사용한 일회용 마스크는 동일인에 한해 재사용할 수 있으며, 감염 우려가 크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다면 면 마스크를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는 면 마스크가 아닌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난 1월의 당부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와도 배치된다. WHO는 지난달 29일 "면 마스크는 어떤 상황에서도 권장하지 않으며, 일회용 마스크의 재활용도 금지한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마찬가지다. "재사용은 의학적으로 권장할 수 없다. 국민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의협은 이번 지침 발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WTO와 의사협회의 권고와 배치되는 지침을 내려면 그것을 뒷받침하는 과학적·의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 생사람 잡는 선무당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각론으로 들어가면 그지 없이 추상적이다. 식약처는 마스크 재사용을 "오염 우려가 적은 곳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로 한정했다. 하지만 하루 이상 써도 된다는 것인지, 오염 우려가 적은 곳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인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각자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이다. 국민더러 생명을 도박하라는 소리 아닌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지침을 냈는지는 뻔하다. 마스크 대란이란 '정부 실패'를 모면해보려는 것이다. 식약처 스스로 실토했다.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시적 사용 지침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마스크 공급을 충분히 할 수 없으니 가급적 적게 쓰라는 얘기다. 이게 우한 코로나의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국민에게 할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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