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보낸 '마스크 온정', 이젠 상하이가 갚을 차례"

입력 2020-03-03 18:19:19 수정 2020-03-04 08:10:02

중국 15년째 거주 교민이 전하는 현지 모금 상황
중국기업 가동 어려운 상황에도 삼삼오오 고향돕기 성금 모금
칭다오·친한파 중국인도 참여…"마스크 3만장 보낼것" 약속도

곽갑열 대구시 상하이대표처 수석 대표, 이규엽 한국OSG 법인장, 정진우 경상북도 상하이대표처 수석 대표(좌로부터) 등이 중국 상하이 인근 지역 대구경북기업인협의회 고향돕기 모금회에 참석했다. 교민 장창관씨 제공.
곽갑열 대구시 상하이대표처 수석 대표, 이규엽 한국OSG 법인장, 정진우 경상북도 상하이대표처 수석 대표(좌로부터) 등이 중국 상하이 인근 지역 대구경북기업인협의회 고향돕기 모금회에 참석했다. 교민 장창관씨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던 지난 달 4일 상하이 교민사회 분위기 등을 매일신문에 보내왔던 중국 교민 장창관(54)씨가 대구경북지원에 나선 교민사회 소식을 3일 전했다. 다음은 중국 상하이에 15년째 거주하고 있는 중국 코디네이터 장 씨의 글이다.

지난 2월 초만 하더라도 상하이와 화동 지역에 거주 중인 대구경북 출신 교민들과 기업들은 마스크 한 장이라도 구하려고 애를 썼지만 구하기가 거의 하늘에 별 따기였다.

중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마스크는 왠만한 귀중품 보다 귀한 제품이 되어 버렸다.

마스크로 한창 어려움을 겪을 때 대구미르치과 지원으로 대구시 상하이대표처 곽갑열 대표가 가져 온 마스크 1천200장은 집에 갇혀 있거나,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 할 수 없어 회사 운영이 어려운 기업들에게는 단비와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버렸다. 우리 고향 대구경북에 환자가 폭증하면서 도리어 고향과 고향에 남겨진 부모형제와 친구들을 걱정하며 마음 졸이면서 전화를 돌리고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대구경북기업인협의회에서는 지금도 중국내 이동도 자유롭지 않고 기업 가동도 50% 조금 넘는 상황이지만 불과 한 달 전 도움 받았던 마스크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지난 1주일간 긴급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모금을 시작하였다.

이날 전달식에 참여한 대구경북기업인협의회 이규엽 총무(한국OSG 중국법인장)는 "현재 공장이나 사무실, 자영업자 등 모든 운영이 제대로 안되는 환경에서, 비록 금액은 많지는 않지만 고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작은 마음들을 모아 전한다"고 모금운동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2015년부터 대구시와 섬유패션분야 동반자이자 'K패션디자인 대구관'이 입주해 있는 상하이 성화성 그룹 쟝지에 (江杰) 회장은 대구시민과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위로의 친서와 함께 대한적십자 대구지사로 직접 성금 20만위안(3천400만원)을 보냈고, 상하이에서 활동중인 대구 출신 뮤지컬 가수인 홍본영(나오인문화매체유한공사)씨도 고향 대구를 위해 10만위안(1천700만원)을 적십자사로 보냈다.

대구경북기업인외에도 상해한국학교 전병석 교장(경북 영천 출신)과 대구와 자매도시인 칭다오와 일본에 근무중인 친한파 중국인 등도 이번 모금운동에 참여하였다. 보도된 것처럼 상하이 시 정부도 주 상하이 총영사관(총영사 최영삼)을 통해 마스크 50만장을 한국으로 보내면서 그중 대구에 25만장,경북에 15만장을 보냈고, 항저우에 있는 마스크 업체도 경북에 3만장을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경상북도 상하이대표처(수석대표 정진우)에게 밝혀왔다.

최근 중국은 강력한 통제로 인해 코로나 사태가 다소 주춤한 상태이다.

하지만 우리 고향인 대구경북에서 오는 교민들은 격리와 통제가 특히 더 엄격하게 이루어져 이날 대구와 경북에 성금을 전달하려던 대구경북기업인협의회 장진태 회장(아진산업)과 최승호 부회장(평화정공)은 가족들이 최근에 상하이로 복귀하는 바람에 가족들과 같이 14일을 동안 자가격리하라는 요구를 받고 모금 현장에는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대구경북기업인협의회와 대구경북 출신 교민들은 고향 대구경북에 닥친 코로나19 확산세를 시도민의 한마음 한 뜻으로 꺾어 하루빨리 생업으로 복귀하여 도약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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