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위기 속의 진정한 영웅들  

입력 2020-03-11 14:15:42

이지영 교육극단 아트피아 대표

이지영 교육극단 아트피아 대표
이지영 교육극단 아트피아 대표

매화가 꽃을 피운 것을 보니 봄이 오나 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일상은 잠시 멈춘 상태이지만 만물의 꽃들은 새 생명의 시작을 알리며 부지런히 꽃을 피운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어 볼 겨를도 없이 주위는 온통 바이러스와 관련된 이야기로 산란하지만, 청아한 봄과 함께 찾아온 응원의 손길은 무기력해진 마음을 희망으로 녹인다.

대구경북을 향해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와 기부 행렬은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동스러운 일이며, 이겨낼 수 있다는 의지를 굳건하게 하는 고마운 일이다. 위기의 상황에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선뜻 손을 내밀어 준 연예인들의 통큰 기부에 기업들도 동참했고, 이 기부행렬은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 대란에도 불구하고 착한 가격을 유지하는 업체, 침체된 경기로 인해 힘들어하는 상인들의 임대료 부담을 함께 나누는 착한 건물주, 마스크가 부족한 택배기사들을 위해 현관 문고리에 마스크를 걸어둔 시민들,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위해 200인분의 도시락을 기탁한 칠성야시장의 청년들 등등. 시민들의 아름다운 선행이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위축된 도시에 감동과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또 가짜뉴스에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중학생들이 만들어 낸 '코로나나우'는 코로나19 발생현황이 정리되어 있는 사이트로, 배너 광고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을 기부할 것이라는 기특한 마음이 더해지면서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특히 자신들의 안위는 뒤로한 채 목숨을 내어놓고 봉사하는 의료진들과 전국에서 와준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에 감동받은 시민들은 마음을 담은 손편지와 생필품으로 감사함과 존경을 표하며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모인 국민성금이 530억원을 넘었고, 기부 물품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도움의 손길이 원활하게 사회곳곳에 잘 전달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막막해진 생계에 눈물 흘리는 상인들과 잠정 폐쇄 된 무료급식소로 인해 끼니해결이 어려워져 갈 곳을 잃은 노숙인과 노인들. 사각지대에 걸린 저소득계층을 위한 복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우리는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펼쳤던 국채보상운동에도, IMF 외환위기에도 함께 힘을 모아 지혜롭게 이겨낸 민족이다. 선행을 베풀고 나눔의 미학을 실천으로 옮기는 높은 시민의식은 아름다운 나라를 만드는 진정한 힘이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강인한 의지와 용기로 사회 곳곳에서 용기를 건네고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야말로 이시대의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 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주는 그들과 늦은 봄일 지라도 햇살 가득한 봄 향기 가득한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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