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서 입원 치료를 기다리던 70대 환자가 끝내 병원 밖에서 숨졌다. 확진 후에도 병상이 없어 입원하지 못하고 자가격리됐다가 숨진 첫 사례다. 단기간에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 인프라가 따르지 못해 입원 대기자가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 환자는 고령인 데다 20년 전 신장 이식을 받은 고위험군 환자였다. 고령인 데다 기저질환까지 있어 확진 즉시 입원 치료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진단 이틀이 지나도록 자가격리됐다가 호흡곤란을 일으켜 구급차 안에서 숨을 거뒀다. 지난 21일에도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가 위중해져 대구 병원을 찾으려 했지만 병상을 구하지 못해 부산으로 이송 후 바로 숨지는 일이 있었다. 모두 고위험군에 대한 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근거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개선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 대구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입원하지 못한 환자가 입원한 환자보다 더 많다. 28일 오전 9시 현재 대구지역 확진 환자 1천314명 중 634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그보다 더 많은 680명이 입원 대기 중이다. 27일 입원 대기 환자는 570명이었다.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입원 대기 환자수가 도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의 한 가장이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보여도 4, 5일간 집에서 경과를 지켜보라는 정부의 코로나 대응 매뉴얼을 따랐다가 상태가 더 악화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절규는 절절하다.
그런데도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국이 가장 잘 준비된 나라라고 국제사회가 평가하고 있다는 황당한 발언을 내놓았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확진자 급증은 우리나라의 방역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말로 대구시민들 속을 뒤집은 이후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구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하고 있다지만 마스크 한 장 제때 살 수 없는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다.
지금 대구는 기저질환이 있는 확진자까지 병상이 없어 집에서 기다리라는 후진국적 상황이다. 병상도 부족하고 장비도 부족하고 시간도 부족하다. 고위 공직자들이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을 칭찬하려면 이런 상황부터 개선한 후 떠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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