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르신 일자리 끊겨 소득 無
급식소 중단에 끼니도 걸러…마스크 구매는 엄두도 못 내
26일 오후 2시쯤 대구 달서구 월성동의 한 임대 아파트 입구. 비가 그쳐 산책을 나온 A(79) 씨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복지관의 금연캠페인 홍보 일로 월 27만원을 벌었지만, 지금은 이마저 끊겨 소득이 없다는 것이다.
A씨는 "일단 내달 6일까지 홍보 일을 중단하기로 했는데 중단 기간이 더 길어지면 먹고살기가 막막해진다"며 "마스크도 지난달 복지관에서 받은 15개가 전부고 아껴 썼는데도 현재 7개밖에 남지 않았다. 수입이 없어 마스크 구매는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취약계층의 생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생계 문제를 위협하고 있다. 외출이 어려워져 일이 끊겼고, 이용하던 복지시설도 문을 닫아 건강관리가 소홀해졌다. 부족한 마스크 탓에 걱정도 매일 늘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서민들의 생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홀몸노인인 달서구 상인동 B(77) 씨는 "그전까지 일용직으로 모자란 생활비를 마련했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일이 끊겨 월 50여 만원의 정부 지원금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마저 중단됐다. 대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1주일분이라며 라면 2개와 두유 2개를 줬다. 끼니 한번을 해결하는 데도 힘이 드는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갇힌 생활에 건강관리도 쉽지 않다. 수성구 범어4동에서 혼자 사는 C(73) 씨는 일주일 넘게 거의 바깥 출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근처 슈퍼마켓과 고혈압약을 타러 다녀온 병원이 전부다. 기초생활수급자인 B씨가 사는 곳은 31번 확진자가 들렀던 한방병원 바로 부근 뒷골목이다. C씨는 "불안한 마음에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 복지시설도 문을 닫는 바람에 건강을 위해 해오던 운동을 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동구 해안동의 D(83) 씨는 대문 앞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었다. 최근 열흘 넘게 외출은 대문 앞까지 나오는 것이 전부. 걷는 것이 불편한데다 감염병까지 번져서다. D씨는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을 찾아 치매 관련 약을 타서 먹는다"며 "이번 주를 지나 내달까지 감염병이 계속되면 약이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D씨의 이웃인 한 80대 여성은 "창살 없는 감옥과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홀몸노인 등을 보살피는 생활지원사들이 직접 집을 방문하는 것이 어려워져 전화를 걸어 안부만 묻고 있다"며 "음식이나 청소, 외출 동행 등 평소 해오던 서비스를 거의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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