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여성, 31번 환자와 접촉하고도 경기 남양주시 딸 집에 가
대구 공무원·영업사원, 용인 거주 20대도 동선·신분 숨겨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이자 신천지 교인인 대구 70대 여성이 보건당국의 '자가격리' 통보를 어기고 남편과 함께 경기 남양주 딸 집에 갔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전수조사 대상인 신천지 교인 상당수가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거나 조사에 거짓 진술로 응하고 있어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 남양주시는 26일 대구시민인 A씨(77·남)과 B씨(72·여) 부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중 B씨는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니던 31번 확진 환자와 접촉한 신천지 교인이다. 대구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는 지난 9일과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18일 확진됐다.
B씨는 지난 21일과 23일 대구 서부보건소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잇달아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지난 22일 남편과 함께 고속버스로 춘천터미널까지 이동, 전철을 타고 두 딸(50세, 44세)이 함께 사는 남양주 화도읍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보건당국 조사에서 "자가격리 대상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딸들의 집에 간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부는 경춘선 천마산역에 내려 마중나온 큰 딸과 함께 집에 도착했다. 지난 4일 간 마트와 은행, 약국을 이용했다. 이 기간 열이 나자 지난 25일 남양주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고 딸 집에 머물렀다. 26일 오전 8시 20분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병실 배정을 기다리고 있다. 두 딸도 함께 자가격리했다.
남양주시는 이들 가족의 동선 지역과 건물을 일시 폐쇄하고 방역했다. 경기도 역학조사팀이 이들 가족의 접촉자를 파악 중이다.
가족 중 작은 딸은 경기 구리 수택동 아동센터에서 일한다. 구리시는 해당 아동센터를 폐쇄하고 이곳을 이용하던 아동 28명을 자가격리토록 했다.
신천지 교인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자신의 종교를 숨기거나 동선을 거짓 진술하고,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는 사례가 잇따른다.

대구 서구보건소 감염예방의학팀장 C씨는 지난 20일 질병관리본부가 대구시에 제공한 신천지 교인 명단에 포함됐음에도 22일까지 3일 간 자가격리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감염예방 업무를 총괄했다.
C씨는 23일 확진된 이후에야 교인임을 밝혔다. 이에 그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직원 수십 명이 자가격리하면서 위생과가 이 부서 업무를 대신 맡는 행정공백 사태도 벌어졌다.
20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확진된 대구 시민 D씨(111번 확진자)는 신천지 교인으로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동 주민센터 3곳을 더 방문해 신용카드 영업을 하고도 보건당국에는 이 동선을 밝히지 않은 채 역학조사에 응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확진자 E(27·여) 씨도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자 명단에 있었으나 이를 부인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와 할머니만 대구에 다녀왔다"고 주장했으나 질병관리본부가 GPS, CCTV 분석을 해 예배에 참석하고 31번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등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그냥 솔직히 말하면 안 되나. 왜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지", "손가락질 받는 게 두려웠나보네. 애초에 떳떳한 종교를 갖지 이게 뭐냐", "입만 열면 거짓말 천지 신천지", "저런 사람 벌금 때려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메르스 사태' 이후 5년 새 사뭇 달라진 권영진 대구시장의 C씨 관련 반응도 도마에 올랐다.
권 시장은 지난 2015년 대구 남구청 한 공무원이 서울 삼성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늑장신고하자 "공직자가 감염 후에도 자진신고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고 참담하고 화도 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C씨의 코로나19 확진을 두고는 "그 분(C씨)이 해당 직무를 맡고 있었던 것은 결과이고, 그에 앞서 그분이 신천지 신도였을 뿐이다. 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지금까지 그가 검사를 받지 않고 숨어 있었다면 그의 종교도 확진 여부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C씨가 먼저 신천지 교인임을 밝힌 뒤 자가격리했다"고 발표했다가 사실관계를 정정, '거짓 발표 및 감싸기'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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