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하락에 휴점도 못해 이중고 겪는 편의점

입력 2020-03-01 16:03:18 수정 2020-03-01 16:10:44

코로나19 심리적 공포에 아르바이트생 구하기도 어려워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와 중소협력사를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연합뉴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와 중소협력사를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연합뉴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문을 열어놓고 있어도 매출이 없는데 이런 재난 상황에는 본사가 예외를 인정해 줄 수 없나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전국적인 유행병)이 덮치면서 대구 지역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감염 공포가 확산하면서 기존 아르바이트생들까지 연이어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인력난에 시달리는데다, 일각에선 매출 급감으로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평소 유통인구가 많은 중심가인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편의점을 하는 업주 A씨는 코로나19가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한 지난 19일 이후 가맹본사에 몇 차례나 전화를 걸어 휴점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댜.

무휴 규정 위반이니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게 본사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A씨는 "매출이 6분의 1 가까이 줄어 하루 매출이 50만원 가량에 불과하다. 손에 쥐는 마진은 10만원 남짓인데 임대료 400만원과 인건비·전기료 등을 생각하면 차라리 문을 닫는게 이득이지만 계약에 얽매여 휴점할 수도 없다"고 했다.

당장 직원용 마스크 공급도 힘겹다. 동구 신천동에서 편의점을 하는 업주 B씨는 "주문을 넣어도 이틀에 판매용 마스크 20개 남짓을 겨우 공급받는다. 직원용 마스크는 전혀 지원되지 않다보니 판매용 마스크를 사장이 구매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지급하며 겨우 버티고 있다. 본사에서는 고작 300㎖ 손소독제 한 병씩 지급하겠다는 공문을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물론 일부 주택가에 가까운 편의점의 경우 매출이 소폭 증가한 곳도 있지만 코로나 공포에 알바생 인력난이 심각하다. 수성구 황금동의 편의점주 C씨는 "연일 가족들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가게를 지키느라 진이 빠진다"고 한숨쉬었다.

최근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등의 대기업은 확진으로 휴점한 점포에 대한 지원책과 위생용품 지원 등을 내놨지만 가맹점주들은 "확진 휴점말고 매출급감과 인력난으로 인한 위기가 더 심각하다. 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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