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 "신천지 대책 미온적? 가장 먼저 조치"

입력 2020-02-26 15:09:02 수정 2020-02-26 16:14:57

26일 정례브리핑서… 서울시·경기도 강경대책과 비교된다는 지적에 반박
'미래통합당·신천지 연관설'에 이준석 최고위원 "전혀 사실 아니다"
"2012년 '천지일보' 대선후보 광고 문재인 대통령도 신천지와 밀접하냐"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오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준헌 기자 hjh@imaeil.com
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오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준헌 기자 hjh@imaeil.com

대구시가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의 중심인 신천지에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역 안팎 지적이 잇따른다. 대구시는 가장 앞장서서 신천지 교인을 전수조사하고 경찰력을 동원해 소재도 파악하는 등 적극 대처 중이라고 반박했다.

◆"대구시, 일찌감치 교인 명단 구해 조사, 관련 시설도 모두 폐쇄"

26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시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대구가 신천지에 대해 미온적이라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우리(대구시)는 일찌감치 신천지 교인 명단을 확보했다. 타 시·도가 아직 교인들 자가격리 조치를 하지 않는데 반해 우리는 모두 자가격리시키고 상당부분 검체 조사도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은 "우리는 이미 (신천지 교인들을) 자가격리시키고, 신천지 관련 시설도 이미 모두 폐쇄해 경찰, 공무원이 관리감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구시가 경찰력, 공무원을 동원해 그(신천지 관련 시설) 안에 뭐가 있는지를 다 봐야 하나, 그럴 권한은 없다"면서 "우리도 이 부분(교인 명단, 폐쇄 등)을 받아내기까지 엄청난 압박과 설득을 했다. 현재 명단에 따라 교인 전원 자가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권 시장은 감염병예방법 규정에 따라 오늘(26일)부터 모든 집회를 금지하고, 필요 시 중대본과 협의해 더 엄격한 대응책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권 시장은 "오늘부터는 신천지 교인 전체를 진단조사한다. 자가격리 상태도 엄격히 유지토록 했다. 언론인 여러분은 이런 대구의 조치를 국민들에게 잘 알려 달라"며 "일단 사태부터 해결하면 비판해 달라.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경기도 최근 신천지에 강경 대응, 대구시와 비교 목소리 나와

앞서 온·오프라인에선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천지를 대하는 대구시 대응이 서울시·경기도 등에 비해 강경하지 않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최근 서울시는 신천지가 국내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는 이유로 관련 시설을 강제 폐쇄한다고 밝혔다. 합동점검반이 주 1회 이상 각 시설을 살피는 가운데 신천지 관련 집회를 발견하면 경찰에 고발하는 등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천지교가 일종의 확진자 소굴이다. (코로나19) 전국적 확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경 발언을 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경기도도 과천시 신천지 과천총회본부에 경찰, 소방대원, 역학조사관을 대동해 강제 진입, 신천지 명단을 확보하고 역학조사를 시작했다. 신천지 측이 교인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시설 현황을 감췄다는 이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구에서 진단을 해야 되는데 (신천지 신도가) 불응해서 상당 기간 못 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행정기관이 이걸 강제로 진단할 권한이 있다. 불응하면 경찰에 협조 요청해서 경찰관까지 동원할 수 있는데, 사실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미래통합당)=신천지?' "전혀 사실 아니야"

일각에선 '미래통합당과 신천지 간 연관설'을 들어 대구시에 대해 이 같은 비판 목소리를 키우기도 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코로나19가 신천지교회 신도들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데 대해 "특정 집단에 책임을 떠밀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 책임이 더 크다는 취지로 말했다.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 당명이 '신천지'(새+세계)의 순우리말 표현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으로 새누리당 당명을 결정하는 회의에 있어서 잘 안다. 신천지 연관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누리당 중국어 당명을 정할 때도 '신천지당'은 특정 종교를 연상시켜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이 오히려 나왔다"고 부연했다.

전국 지자체·국회의원, 신천지에 표창. 신천지자원봉사단 홈페이지
전국 지자체·국회의원, 신천지에 표창. 신천지자원봉사단 홈페이지

이 밖에 2017년 6월 권영진 대구시장 명의로 대구신천지자원봉사단에 표창장을 수여한 일, 2008년 박근혜 당시 국회의원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게 연하장을 보낸 일 등이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신천지에 대한 표창장 수여는 대구 뿐만 아니라 정부와 타 지자체, 국회의원도 해온 일로 확인됐다. 신천지를 비롯해 다양한 종교단체가 포교활동에 힘을 얻고자 지역 정치인과 직·간접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희 총회장에 보낸 연하장 논란에 과거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도 "연말연시 수많은 분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반대편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후보 당시 '천지일보'에 후보 광고를 낸 점을 들어 "그런 논리라면 문 대통령도 신천지와 밀접한 관계"라고 주장해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천지일보는 신천지교 관련 언론이다.

문재인 대통령, 2012년 대선후보 당시 천지일보 광고. 천지일보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 2012년 대선후보 당시 천지일보 광고. 천지일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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