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재사용해도 될까…정부·WHO 의견달라 혼란

입력 2020-02-26 14:34:41 수정 2020-02-26 14:35:56

식약처 "올바른 마스크 사용 새 지침, 조만간 발표할 계획"
어떤 마스크라도 쓰는 것이 안전…다수 의견

24일 대구 북구 칠성동 이마트 칠성점에 마스크를 사기 위한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4일 대구 북구 칠성동 이마트 칠성점에 마스크를 사기 위한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마스크 재사용과 관련해 의료인들과 정부, WHO 등이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정부는 일부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권고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재사용을 자제하라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입장과 재사용을 권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정부는 마스크 사용과 관련해 국민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조만간 올바른 마스크 사용 지침을 만들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등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마스크 수출제한 및 공적판매처로 출하 의무 시행'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재사용 가능" VS WHO "재사용 안돼"

26일 정부는 마스크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본인이 사용한 마스크의 오염 정도를 판단해 일부 재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권고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새롭게 교체할 마스크가 없는 경우에는 마스크의 오염 정도를 본인이 판단해 본인이 사용한다는 전제조건에서 일부 재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마스크 재사용에 대해 기본적으로 권장하지는 않는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식약처는 본인 사용 등 일정한 조건에서는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본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WHO는 마스크 재사용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WHO의 '공중을 위한 코로나 19 관련 조언: 언제, 어떻게 마스크를 써야 하는가'에 따르면 WHO는 "마스크에 습기가 차면 즉시 새 것으로 교체하라. 그리고 일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마스크에 남아있는 세균이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홍혜걸 의학박사 페이스북
홍혜걸 의학박사 페이스북

◆전문가 의견도 제각각…'무조건 써라'는 공통

국내 의료계에서도 마스크 재사용과 관련된 조언이 나오고 있다.

의학전문기자 홍혜걸 박사는 이달 초부터 마스크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홍 박사는 이달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세먼지용으론 마스크를 구기거나 하루이틀 지나면 정전기 이용한 필터링이 약화돼 효과가 떨어지지만, 침방울을 거르는 기능은 거끈히 유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양의 훼손만 없다면 일주일 이상 사용해도 도움된다고 믿는다. 지금처럼 마스크 구하기 힘들때 굳이 새 것으로 매일 갈아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24일에도 마스크 재사용에 부정적 의견을 낸 WHO 관련 기사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재사용시 바이러스스 감염 증가한다는게 아니고 세균오염을 근거로 들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사용했다고 세균오염 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거듭 강조하지만 마스크를 재사용해도 좋다. 침방울 거를수 있으면 가치는 충분하다. 벗고 쓸때 손만 비누로 씻어주면 충분하다. 나도 4,5일씩 같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양구 과학전문기자도 "(내 이름을 걸고 말하는데) 천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코로나19의 주된 전파 경로인 비말을 막는 데에 효과가 있다. 천 마스크 두세 개를 청결을 유지하면서 번갈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원칙적으로 재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들도 많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은 권하기 어렵다. 마스크를 소독할 수는 있지만 기능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덴탈 마스크의 경우 방수 기능, 필터, 수분 흡수 3중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소독 등을 하게 되면 균을 제거할 수 있을지 모르나 3중 구조를 파괴하기 때문에 마스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전문가들이 어떤 마스크라도 쓰는게 좀더 안전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코로나19는 비말(침방울)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어 마스크 착용만큼 확실한 예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의 혼란을 줄이기위해 마스크 사용 지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처장은 "마스크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서는 국내 전문가들, 특히 의사협회와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새로운 사용 지침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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