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전략 수립의 참고 자료, 학종 경쟁률로 알아보는 인기 모집 단위

입력 2020-03-02 06:30:00

심리학 배우는 모집단위 경쟁률 높아
생명과학, 미디어, 콘텐츠 분야도 선호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은 여전히 작지 않다. 입시 전략을 세울 때 꼭 염두에 둬야 할 요소다. 지난해 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대구시교육청이 진행한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은 여전히 작지 않다. 입시 전략을 세울 때 꼭 염두에 둬야 할 요소다. 지난해 대입 수시모집을 앞두고 대구시교육청이 진행한 '대구진로진학박람회' 풍경. 매일신문 DB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의 기세는 꺾였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이 줄어든 건 아니다. 수험생이 고교 3년간 어떤 경험과 노력을 해왔는지를 바탕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게 이 전형. 교육 현장에서 이 전형을 유지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평소 갖고 있는 관심과 선호도를 바탕으로 학교생활을 꾸려나간다. 또 이를 바탕으로 대학에 지원한다. 이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쟁률을 살펴보면 수험생들이 어떤 모집 단위를 선호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선호도는 매년 유사하기에 올해 어떤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높을지 예상할 때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된다.

2020학년도 서울 주요 15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모집단위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정원내 일반전형, 예체능계열 제외)은 숙명여대 숙명인재II 전형의 사회심리학과. 경쟁률이 56.67대 1에 달했다.

이뿐 아니다. '심리'를 품고 있는 모집단위들의 경쟁률은 비교적 높았다. 평균 경쟁률은 18.2대 1로 15개 대학 전체 인문·자연 모집단위의 평균 경쟁률(11.2대 1)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사 측은 "심리학이라는 학문에 매력을 느끼는 학생이 많다. 또 또래상담 등 학교 동아리를 통해 전공적합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여기는 학생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관련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 번째로 경쟁률이 높았던 모집단위는 서울시립대 생명과학-빅데이터분석학. 경쟁률은 49대 1을 기록했다. 이는 기본적으로 생명과학과 관련된 관심을 가진 학생들이 많은 데다 대학이 발표한 2019학년도 해당 모집단위의 합격자 교과성적이 4.14로 다른 모집단위에 비해 상당히 낮았던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전년도 입시결과만 참고해 지원하는 건 좋지 않은 전략일 수 있다는 의미다.

경쟁률이 세 번째로 높았던 모집단위는 동국대 Do Dream전형의 사회복지학과였다. 이곳 경쟁률은 46.67대 1. 2018학년도까지 불교사회복지학과로 모집했다가 2019학년도부터 사회복지학과로 소속 단과대학과 명칭을 바꿔 모집하고 있다. 이처럼 신규 모집단위나 모집단위명을 바꾸는 등 수험생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경우에는 경쟁률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중앙대 다빈치형 인재전형의 생명과학과는 네 번째로 경쟁률이 높았던 모집단위다. 8명 모집에 355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44.38대 1에 이르렀다. 2019학년도 52대 1, 2018학년도 60대 1로 매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경쟁률에서 5위는 건국대 KU자기추천전형의 문화콘텐츠학과(44.08대 1). 6위는 같은 대학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43.09대 1)였다. 이처럼 모집단위 이름에 '콘텐츠' 또는 '미디어'가 들어간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이 분야를 선호하는 건 발전가능성과 전공적합성을 보여줄 기회를 갖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방송반과 신문반 등 동아리 활동 외에도 교내 대회와 수행평가 등을 통해 이 같은 이력을 쌓을 수 있다. 유튜브 등 뉴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 속에 자라 이런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경쟁률만으로 합격, 불합격을 판단할 수는 없다.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 참고할 자료 중 하나라는 얘기다"며 "교과 공부에 매몰돼 있기보다는 다양한 진로 정보를 미리 탐색한다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모집단위 외에 나만의 길을 찾을 수도 있다"고 했다.

도움말=진학사

■2020학년도 상위권 대학 모집단위별 학생부종합전형 경쟁률 TOP3(제공 : 진학사)

▶서울대 : 사회학과(13대 1) 소비자학전공(12.57대 1) 교육학과(12.33대 1)

▶연세대 : 컴퓨터과학과(21.33대 1) 수학과(20.75대 1) 시스템생물학과(19.75대 1)

▶고려대 :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18.95대 1) 바이오의공학부(17.35대 1) 의과대학(17.3대 1)

▶서강대 : 사회학·정치외교학·심리학(27.1대 1) 아트&테크놀로지(24.7대 1) 생명과학(24.08대 1)

▶성균관대 : 생명과학(24.17대 1) 의예(18.16대 1) 자연과학계열(17.84대 1)

▶한양대 : 생명공학과(37대 1) 교육학과(30.71대 1) 생명과학과(30대 1)

▶중앙대 : 생명과학과(44.38대 1) 교육학과(39대 1) 생명과학과(38.67대 1)

▶경희대 : 생물학과(31.2대 1) 사회학과(28.63대 1) 생체의공학과(26.4대 1)

▶한국외대 :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15.89대 1) 지식콘텐츠학부(15.8대 1) 국제스포츠레저학부(14.3대 1)

▶서울시립대 : 생명과학·빅데이터분석학(49대 1) 생명과학과(41.42대 1) 화학공학과(30.47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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