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광고업체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 시민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제작해 매일신문으로 보내왔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어두운 밤바다를 헤치고 꽃을 피우며 풍등을 띄워 올리는 영상에서 '대구시민의 힘을 믿습니다'라고 했다. '불안을 나눌 수도 있고 희망을 나눌 수도 있다. 무엇을 나누시겠느냐'고 다시 물었다.
'코로나쯤 이겨내고 해맑은 초록빛 봄을 맞이하자'는 가슴 뭉클한 메시지이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혼란한 시국을 공감하고 스스로를 제어하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면서 어려움을 나누려는 아름다운 일들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은 외출을 삼가고, 음식점은 물론 카페와 미용실 등 많은 상가들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감염 방지에 동참하기 위한 것이다.
성당과 교회와 사찰 등도 종교 행사를 일시 중단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서문시장의 한 상가 건물주는 월세를 받지 않기로 했다는 훈훈한 얘기도 들린다.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담은 인터넷 홈페이지와 앱을 만들어 운영하는 학생들도 있다. 재능기부의 이름으로 무료 방역 소독 작업에 나선 업체도 있다.
상가가 셔터를 내리고 거리가 텅 빈 것은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대변한다.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사후약방문조차 갈팡질팡하는 정부에 대한 불신감의 표출이기도 하다. 그러나 외출을 자제하며 가족과 이웃을 배려하는 시민정신의 발로이기도 하다. 대구경북민의 힘은 위기에서 더욱 빛나곤 했다. 국가와 정부에 무엇을 바라지도 않았다.
일제강점기 국채보상운동의 불꽃을 피워 올릴 때도, 공산주의자의 침략을 낙동강 전선에서 온몸으로 지켜낼 때도, IMF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 모으기를 할 때도 그랬다. 대구경북민은 지금도 잘하고 있다. 정부 당국은 전례 없는 전염병 비상사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들지 말고 뒤늦은 방역이나마 착오 없이 해달라. 대구경북은 이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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