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손 씻고 기침 예절 준수…" 하나마나한 대국민 담화

입력 2020-02-23 16:50:03 수정 2020-02-23 21:26:16

국민의 걱정 따라가지 못하는 한심한 정부 모습 그대로 노출
중국인 입국 금지 언급도 않아…국민 불안 해소용 턱없이 부족
야당 "대책 없이 자화자찬" 혹평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세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 총리는 특히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세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정 총리는 특히 "종교행사 등 좁은 실내 공간에 모이는 자리 나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는 당분간 자제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 주시기를 특별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밤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국민께 드리는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하나 마나 한 담화' '국민 걱정을 해소하기는커녕 정부의 무능력만 노출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중앙정부에 대한 지역민들의 불신을 더욱 키운 것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어떻게 하겠다'가 빠진 자화자찬 담화"라고 혹평했다.

정 총리는 "대구시와 경북도와의 긴밀한 협력 아래 강도 높은 대응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과 국민 여러분의 협조로 이번 코로나19 역시 극복해 낼 수 있다.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고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위생수칙을 꼭 지켜달라"는 요지의 담화문을 22일 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내각을 총괄하면서 사태 수습을 지휘하는 국무총리가 내놓은 담화문이라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국민 불신 해소용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강도 대책은 없고 '질병 예방 캠페인'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창수 통합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정작 중요한 '어떻게 하겠다'가 빠진 대국민 담화였다. 국민들이 기대했던 중국인 입국금지 확대, 위기단계 격상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국민께 송구하다면서도 초기대응실패에 대한 사과는 없었고,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는 자화자찬만 늘어놓았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변인은 "대한민국에 안전지대는 사라졌다. 온 나라가 비상이다. 속도전을 이야기하면서도 늑장대응으로 일관하는 정부, 믿어달라면서도 정작 국민들이 원하는 강력한 대책은 외면하는 정부 덕에 국민들은 더욱 불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되도록 말을 아끼려 했다. 누가 해도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다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데 필요한 전문성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세균) 총리의 알맹이 없는 담화문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기껏 하는 말이 '상황이 엄중하다' '종교행사와 대중집회 등을 자제해 달라'다. 이 정도 모르는 국민이 있던가. 너무나 한심해 닫고 있던 입이 저절로 열린다"고 강력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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