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재기 패닉?…"물량 공급 우려하지 않아도 돼"

입력 2020-02-22 17:01:52 수정 2020-02-23 11:04:07

전날 일시 품절 빚었으나 다음달 다시 물량 정상적으로 채워져

22일 오후 홈플러스 대구점 라면 매대. 일부 제품들이 비어있긴 하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홈플러스 측은 대구경북의 상황을 감안해 물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윤조 기자
22일 오후 홈플러스 대구점 라면 매대. 일부 제품들이 비어있긴 하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홈플러스 측은 대구경북의 상황을 감안해 물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윤조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덮치면서 패닉에 빠진 일부 시민들이 식량 사재기에 나섰다는 SNS글이 화제가 됐지만, 실제 곳곳을 돌아보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이날 오후 늦게 대구 곳곳의 점포에서 라면과 생수, 즉석밥, 쌀, 두루마리 휴지 등이 품절되는 사태를 빚긴 했지만 밤새 물량이 다시 공급되면서 평온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22일 오후 찾은 홈플러스 대구점은 오히려 평상시보다 매장 방문객이 늘어난 모습이었다. 인근 이마트 칠성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사실이 확인돼 21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폐쇄하면서 다른 인근 대형마트로 고객들이 몰린 탓이다. 여기에다 온라인 배송이 주문 폭주로 빠른 배송이 불가능해지자 답답한 마음에 마트를 찾은 이들도 상당수였다.

전날 밤 SNS에서는 텅텅 빈 진열대 사진이 수시로 올려오며 '대구 사재기 시작됐다'는 말이 돌았지만, 이날 마트는 거의 대부분 매대가 꽉꽉 차여 있었다. 박스나 벌크 포장된 즉섭밥은 가득했지만 소량 포장 제품 일부가 비어 있었고, 유명 라면 제품 몇 개가 일시 품절됐을 뿐, 쌀과 생수, 공산품을 비롯해 모든 육류·채소·과일 등의 수급이 원활했다.

정광윤 홈플러스 대구점장은 "전날 상황히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고객들이 몰리면서 일부 제품 품절사태를 빚긴 했지만, 물량을 추가 발주해 오늘 곧장 채워졌다"면서 "본사 차원에서도 대구경북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해 물량 배정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어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22일 오후 2시 47분쯤 마스크를 사려는 이들이 길게 줄서 있다. =한윤조 기자
22일 오후 2시 47분쯤 마스크를 사려는 이들이 길게 줄서 있다. =한윤조 기자

심지어 마스크도 소량이긴 하지만 조금만 발품을 판다면 구할수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 텅빈 마스크 판매대 앞에 늘어서기 시작했다. 텅빈 매대에는 "마스크는 매일 15시에 입고·진열된다. 구매수량은 1인당 5개로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줄을 섰더니 40번째. "과연 내게까지 돌아올 수 있을까" 싶었지만 무사히 5개를 손에 쥐었다. 이날 홈플러스 대구점에는 KF94마스크 480개 한 박스와 일반 마스크 300여개 남짓이 공급됐다. 방역마스크는 모두 96명에게 돌아간 셈이다. 기자가 마스크 구매를 위해 줄 선 시간은 10여분 남짓이었다.

이날 줄 선 이들 중에 그냥 발길을 돌려야 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방역마스크 외에 일반마스크는 필요없다는 이들만 빈손으로 돌아갔을 뿐, 나머지는 2개 포장된 일회용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

홈플러스의 경우 매일 오후 3시 마스크 물량이 입고된다. 매일 양은 조금씩 다르다. =한윤조 기자
홈플러스의 경우 매일 오후 3시 마스크 물량이 입고된다. 매일 양은 조금씩 다르다. =한윤조 기자

전날 저녁 손님을 붐비며 일부 상품이 품절됐던 동네 중소형 마트들 역시 대부분 평상시 모습을 회복했다.

대구 북구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한 주인은 "전날 포대쌀과 라면박스를 사가는 이들이 늘어나는 등 평소보다 예닐곱배 가량 많은 손님들이 몰려 매대가 텅 비었지만, 현재 물품 수급은 원활해 식료품을 구하지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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