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계열사 출장 제한…대구경북 '코로나19 섬' 되나

입력 2020-02-21 18:34:15 수정 2020-02-21 21:55:54

국내 사업장 이동 자제, 화상회의 해 달라 당부…'심리적 봉쇄' 진행 분위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19일 오후 유동인구가 많은 대구 도심지 동성로가 시민들의 발길이 줄면서 썰렁한 모습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19일 오후 유동인구가 많은 대구 도심지 동성로가 시민들의 발길이 줄면서 썰렁한 모습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타 지역과 왕래가 어려워지는 '심리적 봉쇄'가 진행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신천지교회 관련자가 집중적으로 흩어져 있는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 감염 위험성이 큰 만큼 당장 21일부터 수원~구미를 오가는 업무버스 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24일부터 모든 사업장간 업무버스와 사내 셔틀버스 운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했다. 국내 출장 및 협력사 방문을 지양하고, 화상회의 등을 통해 업무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LG계열사들도 임직원을 대상으로 대구경북을 비롯해 사업장 간 출장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또 대구경북 지역을 다녀온 경우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대구경북이 코로나19 집단발병지로 인식되면서 대구경북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홀대를 받는 경우도 있다.

A씨(47·대구시 수성구)는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있어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을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 측에선 대구에서 왔다는 이유로 사전에 예약된 검사와 예정된 날짜에 수술도 할 수 없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이 병원 선별진료소는 대구에서 왔으면 14일 간의 잠복기가 끝나야 검사를 할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발열검사 이후 A씨는 "사전에 통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럴수가 있냐"며 강하게 항의한 끝에 예약된 뼈전이 검사와 MRI 촬영은 마쳤다.

하지만 병원 측은 27일 예정된 수술은 잠복기가 끝나고 다시 잡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A씨는 "정부에서 내려온 지침 때문이라고 하지만, 생명이 오가는 암 수술조차 예약된 일정을 바꾸게 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대구지역 시민 등은 타 지역 방문이나 불필요한 외출 등을 자제하며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직장인 B씨는 "주말에 가족과 부산 호텔 여행을 준비했다가 조심하는 차원에서 스케줄을 취소했다. 시민들이 냉정을 되찾고 코로나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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