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경북 코로나19 쇼크, 정부 특단 지원 있어야

입력 2020-02-21 06:30:00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코로나19 대응 지자체 관계관 긴급대책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대구경북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은 지역으로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증유의 사태다. 하루에도 수십 명씩의 확진자가 나타나고 의심 신고가 봇물 터진 듯 이어지고 있으며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들이 줄지어 폐쇄 조치되고 있다. 첫 사망자도 나왔다. 대구경북이 사실상 멈춰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심은 패닉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구경북이 동원할 수 있는 인력, 병실, 장비, 시스템 등은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금 대구경북에서 벌어지고 있는 감염병 상황은 애초에 지방 차원에서 수습하기 역부족인 수준의 재난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규정한 것과 달리 대구경북은 이미 '심각'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20일 오후 현재 확진 환자만 해도 대구경북 76명이나 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감염자가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확진자가 나온 학원, 어린이집, 관공서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학병원 응급실마저 폐쇄되고 의료인들이 격리되는 지경이니 시민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의 코로나19 방역시스템은 양과 질 모두 절대 부족하다.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역학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대구시에 역학조사관이 1명뿐이라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코로나 확진자를 격리 치료할 음압 병상도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이래가지고서는 이 사태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지역 확산을 여기서 저지하지 못한다면 대유행은 피하기 어렵다. 대구경북의 방역 성공 여부가 코로나 대유행 저지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대구경북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의료 인력 파견, 물품 공급, 방역시스템 구축 등 지원이 시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20일 정부가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을 대구시에 설치하고 가동에 들어간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정부는 전문 인력과 장비는 물론이고 예비비 집행 등 가용 수단을 다 동원해야 한다. 정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옮긴다는 각오로 대구경북에 방역 전선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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