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봉준호 동상·생가 보존?…죽은 후 해달라"

입력 2020-02-19 16:01:35 수정 2020-02-19 20:13:35

영화 '기생충' 제작진 기자회견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동상을 세운다, 생가를 보존한다는 그런 소식을 뉴스를 통해 보긴 봤다. 그런 건 우리가 죽은 후에 해달라."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제작진과 함께 19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대구 출신 봉준호 생가터 복원, 동상 건립' 등을 공약하는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그냥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 생각하고 기사를 넘겼다. 딱히 그 외엔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봉 감독은 전작과 비교해 '기생충'이 세계적인 조명을 받은 이유에 대해 "동시대 이웃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인 데다, 뛰어난 앙상블의 배우들이 실감나게 표현한, 현실에 기반한 분위기의 영화여서 더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고 답했다.

그가 한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로컬'이라고 언급한 것이 아카데미를 도발하려는 의도였느냐는 질문에 "제가 처음 캠페인을 하는 와중에 무슨 도발씩이나 하겠냐"며 "영화제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에 칸과 베를린, 베니스는 국제 영화제고 아카데미는 미국 중심 영화제라는 것을 비교하다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카데미 캠페인에 대해 "캠페인 당시 북미 배급사 네온은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중소 배급사였고, 우리가 처한 상황은 마치 '게릴라전' 같았다"며 "거대 스튜디오나 넷플릭스 이런 회사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예산이지만 열정으로 뛰었다. 인터뷰만 600차례 이상, 관객과의 대화도 100회 이상 했었다"고 회상했다.

봉 감독은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편지를 보내왔다"고 언급하며 "저로선 영광이었다. 마지막 문장에 '그동안 고생했을 테니 쉬어라, 다만 조금만 쉬어라. 나도 그렇고 다들 차기작 기다리니까 조금만 쉬고 다시 일하라'고 편지를 보내주셨다.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봉 감독 이외에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등 배우들과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이 참석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1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생충' 기자회견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오른쪽부터),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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