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꽃과 꽃병을 그려왔던 작가는 쉼 없는 자기 내면과의 갈등을 예술적 변화로 승화시켰고, 그 결과 꽃은 사라지고 꽃병은 점점 달항아리로 바뀌어 갔다.
갤러리 히든스페이스는 '유희삼매'(遊戲三昧)를 주제로 화가 권유미의 초대전을 펼쳤다.
권유미의 달항아리가 캔버스 전면에 등장하기까지는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다. 작가가 작업실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의 결과가 이번 '유희삼매'전에서 관람객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달항아리는 그 자체로 풍만한 원형과 불 속에서 오랜 신고(辛苦)의 시간을 견뎌낸 결정체로 인해 보는 이에게 감성정화나 치유의 느낌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많은 작가들이 선호하는 오브제이다.
하지만 권유미 작가의 달항아리는 다른 작가들의 그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전통 재료인 자개를 작은 조각으로 오려 하나하나 캔버스에 붙여 항아리 형태를 잡고 그 위에 투명 도료를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쳐야 '권유미식 달항아리'가 만들어지는 데, 이렇게 만든 달항아리는 빛에 따라 여러 가지 색을 발하는 자개의 특성과 단순한 형태가 만나 절제된 미학을 띄게 되고 이를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사색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향기롭고 화려한 꽃으로 심상을 자극했던 작가는 달항아리라는 주제의 변화로 새로운 조형적 언어를 탐구하기 시작했고 이전과 다른 작업은 이제는 완숙해진 경지를 보여주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술적 창작이 '구속'이 아닌 '걸림이 없는 자유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더 말할 것이 없다. 아마도 작가는 작품에 몰입하는 시간은 자신의 존재마저 의식하지 못하는 참된 '유희삼매'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권유미는 32차례의 개인전과 200여 차례의 단체전 및 아트 페어 등에 참여하고 있는 전업 작가이다. 전시는 3월 6일(금)까지. 문의 053)751-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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