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쓰레기장 방불케 하는 경북도청 신도시 내 유휴지들

입력 2020-02-17 17:42:13

겨울철 유휴지 잡초 시들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쓰레기까지 드러나

경북도청 신도시 내 유휴지 곳곳에 쓰레기들이 버려진 채 방치돼 있다. 윤영민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 내 유휴지 곳곳에 쓰레기들이 버려진 채 방치돼 있다. 윤영민 기자

17일 오후 경북도청 신도시 내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이하 경북농협) 인근 유휴지. 종량제에 담겨 버려진 쓰레기부터 카페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컵, 과자 봉지, 빈 캔 등 각종 생활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특히 인도와 접한 유휴지 가장자리는 지정된 쓰레기 배출장소인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경북도청 신도시 내 유휴지들이 방치된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겨울이라 유휴지의 잡초들이 시들면서 그동안 눈에 띄지 않던 쓰레기마저 모습을 드러내자 민원은 더욱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유휴지 대부분이 사유지이다 보니 행정기관에서 직접 쓰레기를 처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신도시 내 미분양 유휴지만 21곳이고, 분양된 유휴지까지 합하면 신도시 내 유휴지는 30곳이 훨씬 넘는다.

이날 둘러본 유휴지 6곳의 경우 하나같이 쓰레기 천지였다. 특히 거주지나 상가들이 밀집한 지역의 유휴지는 더 심각한 상태였다. 깨끗한 곳은 더 깨끗해지고, 더러운 곳은 더 더러워진다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 그대로였다.

한 주민은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다 보니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버리는 것 같다"면서 "보통 깨끗한 곳에는 사람들이 쓰레기를 잘 버리지 않는데 수 개월 동안 쓰레기가 쌓이면서 더러워지자 주변 사람들도 그냥 쓰레기장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동시·예천군 관계자들은 "행정기관이 사유지에 있는 쓰레기를 함부로 치울 수는 없다"며 "땅 주인들이 직접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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