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종사자·간병인 전수조사…중국 등 여행력 있으면 14일간 업무 배제

입력 2020-02-17 17:50:13

방역당국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 대비할 시기"
내일부터 계절성 독감처럼 상시 감시·관리…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코로나19 추가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등장한 데 대해 보건당국은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주변의 여러 국가에서 감염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 "29·30번 환자에 대한 판단 결과와 별개로 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전파 상황에 선제적 대비

김 부본부장은 "코로나19가 증상이 경미한 상태에서도 전파가 잘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유행의 규모와 여파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현시점의 적절한 방역관리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지역사회나 의료기관을 통한 전파를 차단할 방안으로 ▷원인불명 폐렴환자 전수조사 ▷해외여행력 없는 의심증상자 적극적 진단검사 ▷상시적 감염병 감시체계를 통한 환자 조기 발견 등에 이어 요양병원 종사자·간병인의 중국·홍콩·마카오 여행력 전수조사 카드를 꺼냈다.

중국 등에서 입국한 종사자에 대해서는 14일간 출근을 금지하고, 해외여행력이 없더라도 의심증상이 있으면 업무를 배제하고 진단검사를 하는 방안이다.

또 코로나19를 계절성 독감처럼 방역당국의 상시 감시대상으로 관리한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8일부터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추가해 감시, 관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현재 13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에 내일부터 코로나19를 추가해 환자 발생과 원인병원체 파악에 나선다. 이런 감시체계에 참여하는 의료기관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병원체 감시체계'의 검사항목(현행 8종류 바이러스 검사)에도 코로나19를 넣어서 검사하고 참여의료기관도 확대해 지역사회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이 감시체계에 참여해 검체를 채취해서 검사 의뢰하는 의료기관을 현행 50곳에서 200여곳까지 늘리고 검사 빈도를 높이는 쪽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감염경로 불명' 29번 환자 접촉자 114명

해외여행력과 확진자 접촉력도 없었던 코로나19 국내 29번째 확진자(82세 남성, 한국인)는 모두 114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부인도 30번째 확진자로 판명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접촉자 114명은 모두 자가격리 등 방식으로 바이러스 외부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조치를 한 상태다.

29번 환자는 지난 15일 흉부 불편감으로 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의료진은 CT(컴퓨터단층촬영) 영상에서 폐렴 소견이 발견되자 환자의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 환자를 신속하게 격리했다.

응급실 내 접촉자는 76명이다. 의료진과 직원이 45명이고 환자가 31명이다. 이들은 자가격리 또는 병원 1인실 격리 상태다.

중대본 관계자는 "29번 환자는 2월 5일부터 기침, 가래 증상을 보였고, 증상 발현 1일 전부터 격리 시점까지 서울 종로구 소재 의료기관, 약국 등을 방문했고 방문한 장소 및 접촉자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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