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야당 의원에 야유 보냈다가 결국 '사죄'

입력 2020-02-17 12:15:32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의 질의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의 질의에 "의미 없는 질문을 한다"고 야유한 것과 관련해 "불규칙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7일 국회에서 야당 의원에 대한 야유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열린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 집중심의에서 "의미 없는 질문을 한다"고 야당 의원에게 야유를 보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불규칙(不規則)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죄(おわび)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불규칙한 발언'은 '의사'(議事)와 관계없는 발언을 의미한다. 일본 인터넷 국어사전 '고토뱅크'(단어은행)에는 상대를 향해 빈정거리는 말을 하거나 놀린다는 의미인 '야유'가 해당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2일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정부 질의에 나선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간사장 대행을 향해 자리에 앉은 채로 "의미 없는 질문을 한다"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는 쓰지모토 간사장 대행이 '사쿠라(벚꽃)를 보는 모임' 논란 등 각종 논란에 대해 "도미는 머리부터 썩는다. 이 지경까지 왔다면 머리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국민민주당, 공산당, 사민당 등 다른 야당과 공동으로 아베 총리의 사죄를 하지 않을 경우 예산심의 일정을 보이콧하고 중의원에 징계(징벌)동의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이날 예산위 시작과 동시에 쓰지모토 의원을 거명하면서 "질의 종료 후에 불규칙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죄한다"면서 "앞으로 각료 자리에서 불규칙한 발언은 엄중히 삼가도록 총리로서 처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매년 4월 총리실에서 주관하는 '벚꽃을 보는 모임'에 자신의 지역구 후원회를 초청하는 등 세금이 들어가는 공적행사를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야당은 지난달 20일부터 진행 중인 정기 국회에서 이같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영향으로 교도통신이 지난 15~16일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한달새 8.3%포인트 하락한 4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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