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 고용률 40%↓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

입력 2020-02-16 18:20:23 수정 2020-02-16 18:46:32

작년 4분기 기준 청년 고용률 38.5%…2개 분기 연속 하락
제조업 부진, 청년 유출 영향

대구 동성로의 한국공무원고시학원에서 강의실을 빈틈없이 가득 메운 수백 명의 수강생들이 강의를 들으며 9급 공무원 합격의 열기를 높여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동성로의 한국공무원고시학원에서 강의실을 빈틈없이 가득 메운 수백 명의 수강생들이 강의를 들으며 9급 공무원 합격의 열기를 높여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방모(31) 씨는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떠났다. 시험 준비기간이 길어지면서 차라리 미국 취업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군생활을 빼면 평생을 대구에서 살았다는 방 씨는 지역 중소기업 취업도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방 씨는 "대구에서 괜찮을 일자리가 공무원이나 공기업, 은행 취업을 제외하면 많지 않다고 느꼈다. 중소기업의 경우 월급이 200만원이 채 안되는 곳도 있었다"며 "웬만하면 대구에 남고 싶었지만 다른 지역에 취업하는 친구들을 보며 용기를 냈다. 지금 미국에서 아르바이트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지만 버는 돈이 대구 중소기업 월급보다 많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청년고용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고용률 자체가 낮은 점도 문제지만 그동안 소폭이나마 늘던 청년고용률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국가통계포털 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대구 15~29세 청년고용률은 38.5%로 전분기 대비 2.2%포인트(p)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까지 늘어나는 추세였던 대구 청년고용률은 3분기 0.9%p 줄어든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경북도 마찬가지로 전분기 대비 0.6%p 하락한 39.5%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대구 청년고용률은 전국과 비교해도 유독 낮았다. 지난해 4분기 전국 청년고용률은 44.1%로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 중 전북(32.8%), 경남(38.3%)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경북 청년고용률도 전국 평균보다 낮은 39.5%를 기록, 전국 17개 시도 중 13위에 그쳤다.

지역 전문가들은 청년 고용률이 감소한 이유로 제조업 부진에 더해 지난해 대구 청년 유출이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동북지방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대구 청년의 서울 전출 이유 중 '직업'은 2009년 36.6%에서 2018년 53.2%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황준석 대구상공회의소 인적자원개발위원회 고용전문관은 "지난해 대구 청년 순유출이 1만2천293명으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제조업 부진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도 "작년 초까지 대구형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지원사업으로 청년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역기저효과도 분명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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