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대구경북 이전공공기관 채용설명회도 5월로 연기 예정
"가뜩이나 상반기 취업문 좁은데 안타까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에 취업준비생이 유탄을 맞고 있다. 인파가 몰리는 채용 필기시험장의 감염 우려 때문에 상반기 공채를 취소하거나 미루는 기업, 공공기관이 늘고 있어서다.
통상 3월에 상반기 채용 공고를 내는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필기시험에 응시자가 많이 몰리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일정을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직 72명을 채용한 지난해 대구도시철도공사 상반기 공채에는 2천500여명이 지원했다.
매년 3, 4월쯤 상반기 채용전형을 공지하는 한국가스공사도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 보고하는 공공기관 합동채용일정에는 필기시험을 5월 중순으로 잡아놨지만 확정은 아니다. 코로나19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사기업도 코로나19에 채용일정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농협중앙회와 NH농협은행이 9일로 예정됐던 필기시험을 이달 23일로 늦췄고 NS홈쇼핑도 최근 코로나19로 채용전형을 잠정 연기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0일까지 서류접수를 했고 서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358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43.5%, 중견기업의 28.3%가 코로나19로 채용계획을 변경했다. 이 가운데 채용일정을 연기한 곳이 64.2%였다. 22.1%는 면접단계를 줄이고 12.6%는 상반기 채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취업설명회도 된서리를 맞았다. 대구시는 매년 3월말쯤 여는 이전공공기관 합동채용설명회를 5월 이후로 미룰 예정이다. 이 행사는 대구로 이전한 공공기관과 지역 주요기업이 취업 정보와 1대1 상담 등을 제공해 매년 5천명 가까운 인원이 참가하는 대표적 취업설명회다.
대학별 취업지원 행사도 당분간 뜸할 전망이다. 경북대학교 취업지원팀 관계자는 "이맘때면 기업별 취업설명회 관련 협조 요청이 쏟아지는데 요즘 조용하다"며 "3월 중 취업설명회 일정은 3개사 뿐이고, 이마저 코로나19로 변동 가능성이 크니 공지하지 말아달라더라"고 전했다.
취업준비생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경북대학교 4학년 윤모(24·신문방송학과) 씨는 "상반기 채용은 하반기보다 적은 편이라 취업문이 좁은데 이런 영향까지 받으니 초조하다. 우려가 과한 건 아닌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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