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우(법무법인 두우 변호사)

막힌 곳 뚫을 뛰어난 아이디어는
점원과 창고 직원들로부터 나와
경제 위기 해결책 안 보이는 요즘
어려울수록 현장과 소통이 중요
현장이란 사전적 의미는 '일이 생긴 장소나 실제 진행하거나 작업하는 곳'을 의미한다. 경영진이나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현장경영이라고 한다.
경영진이 현장을 방문해 직원과 의사소통을 늘리고, 빠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경영 기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톰 피터스 교수는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는 점원과 창고 직원들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일류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제시한 내용이다.
문제 해결 방법도 동일하다. 기업 현장을 돌아다니며 막힌 곳을 찾는다. 원활한 흐름이 멈추는 지점에서 장애를 직접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문제점이 발생한 곳을 떠나서는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
한 기업에서 새로운 생산 방식 문제로 많은 노력을 했으나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국내외 논문을 검색하고,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그때 임원과 식사 자리에서 생산 직원이 "전에 있었던 작은 공장에서 그 방식으로 생산했던 적이 있어요"라고 한 말 한마디에 기술을 이전받아 해결했다고 한다.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두려움으로 직원과 소통하지 않았다면 해결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법조에서 현장이란 사건이 발생한 곳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법정도 그 대상이다.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확인한 경험이 변론의 방향을 결정하고 소송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법정에서 상대방 측 증인을 신문하다 반전이 필요하던 중, 확인서 이름 옆 한자(漢字)에 대해 묻자, 당황하며 답변을 전혀 못하는 게 아닌가. "한글은 아세요"라고 질문하자, 한글도 모르며 사실 내용도 모르고 그냥 서류에 도장만 찍었다는 증언과 함께 극적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힌 경우가 있었다. 법정에서 해결 방법을 찾은 것이다.
요즘 많은 회사와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위기라고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두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비용과 세금은 늘고 있어 경영하기 두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일단 버티고 있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미국 중국 일본과의 무역 분쟁,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 경험하지 못한 복수의 상황이 겹치며 다가오고 있다. 그럴수록 중요한 것은 현장과 소통이다.
중국 우한의 젊은 의사가 신종코로나 발생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환자들의 증세가 사스와 유사하다는 경고를 하였으나 이를 무시하고 은폐한 것이 현재 상황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한 소통 부재가 현재의 위기를 발생하게 한 시작점이 된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이러한 경우는 없는지, 현장과 소통을 하고 있는지 되짚어보아야 한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임자 해보기나 해봤어'라고 꼬집은 모 회장님의 말처럼, 우리 기업과 국민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고, 그 저력은 아직도 건재하다. IMF 외환위기 때 금을 모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저력이 있는 민족이다. 과거 일본의 전자제품들이 수입될 때 국내 회사들은 다 망할 것이라고 했으나, 현재 반도체, TV, 세탁기 등 세계 시장은 일본이 아닌 우리가 장악하고 있다.
어려움이 있을 때 소극적으로 버틴다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용기와 도전이 필요한 때이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거친 풍랑을 만나듯 어려운 위기가 올 때도 있는 법이다. 광야에서 혼자 걸어가는 위기를 도전과 용기로 맞서 싸워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현장에 나가 그곳에서 소통해야 한다. 막힌 곳이 어디이고 왜 발생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소비자와 만나 문제점을 찾는 순간 해결 방법도 함께 다가온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우리들의 힘을 믿고 희망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장을 다시 둘러보자. 그곳에 해결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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