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나고 기침나면 신종코로나?…독감과 차이점은

입력 2020-02-11 09:43:14 수정 2020-02-12 15:18:42

몸살 증상 동시에 오면 독감…잠복기는 평균 2일

대구가톨릭대병원 감염내과 권현희 교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 감염증으로 세상이 '멘붕'을 겪고 있다. 해외를 다녀오지 않았지만 기침이라도 나오면 혹시 신종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을까 걱정을 한다. 마침 계절적으로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와도 겹쳐 불안이 가중된다.

신종코로나는 감기, 독감과 증세가 비슷해 전문가조차 구별하는 게 상당히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와 검사방법, 치료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

◆비말 전파는 독감 확산 방식과 유사

신종코로나는 사람 감염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 중 하나다. 현재까지 확인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7가지다. 감기를 일으키는 4가지 유형(229E, OC43, NL63, HKU1)과 사스-코로나 바이러스(SARS-CoV),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MERS-CoV), 그리고 이번에 발견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독감은 A형 또는 B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초기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며, 사람 간 전파로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람 간 전파는 주로 호흡기 비말(침 방울)을 통해 이뤄지며, 접촉 전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말 전파는 약 2m내의 거리에서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배출되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비말이 상대방의 입이나 코 점막에 도달하여 감염된다. 이는 독감 바이러스의 전파 방식과 유사하다.

접촉 전파는 신종코로나 감염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의 표면을 만진 뒤에 자신의 입, 코, 눈을 만짐으로써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바이러스 전파 방식을 고려할 때, 마스크 착용과 올바른 손씻기가 감염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 콧물, 인후염 있다면 감기 가능성 높아

신종코로나는 발열, 기침, 호흡곤란을 대표적인 증상으로 들 수 있겠으나, 무증상 감염자부터 중증 폐렴으로 진행하는 환자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인 독감과 구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도 현재까지 발표된 자료들을 종합해서 몇 가지 차이점을 살펴보면, 우선 독감은 잠복기가 평균 2일로 짧은 편이며, 갑작스러운 고열, 근육통, 두통과 함께 기침, 인후통, 객담 등의 호흡기 증세를 동반한다. 달리 말하면 심한 몸살 감기 증상이 갑자기, 동시에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신종코로나의 경우 잠복기가 평균 5일 정도이나, 최장 14일을 잠복기로 보고 있다. 발병 초기 흔하게 호소한 증상은 발열, 기침, 근육통, 피곤함이고, 인후통을 초기 증상으로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단정할 수는 없으나 '무증상 감염' 논란이 있을 정도로 감염 초기에 가벼운 증상을 보이며 천천히 진행한다는 면이 독감과 차이점으로 들 수 있을 듯 하다.

독일의 한 방송에 따르면 신종코로나에 감염되면 열, 마른기침, 짧은 호흡, 근육통, 피로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고 간혹 가래, 두통, 객혈, 설사와 같은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다만 콧물이 흐르거나 목이 아픈 증상은 신종코로나 감염 사례에서는 이례적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외적인 증상만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 일단 콧물이 흐르거나, 인후염이 있다면 단순 감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외신은 증상이 순차적으로 찾아오느냐, 한 번에 찾아오느냐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 만성질환자는 증증 진행 위험성

신종코로나 확진환자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위험인자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고령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전체 감염자 중에서 폐렴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얼마인지 현재 시점에서 알 수는 없다.

폐렴을 동반한 환자들에 대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증상 발생 1주일이 지났을 무렵, 갑작스러운 폐렴의 악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폐렴 보고 사례의 25% 정도가 중증 및 위중 환자였으며 고령, 만성질환자이면서 폐렴이 동반된 경우 중증으로 진행할 우려가 높다고 본다.

신종코로나와 감기, 독감을 증상만으로 확실히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약간의 감기 증상이 있다고 무턱대고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본인이 위험지역을 다녀왔다거나 확진자나 의심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을 때, 보건소 담당자 및 의사와 상의하에 검사를 결정하여야 한다. 의심되는 여행력이나 접촉력이 없다면 대부분 일반 감기일 가능성이 높고, 일반 감기라면 2~3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좋아질 것이다.

◆신종코로나 검체 배양으로 유전자 확인

신종코로나 진단과 관련해서 보건당국 권고에 따르면 상기도 및 하기도 검체를 채취하여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확인하는 RT-PCR(실시간 유전자증폭검사)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독감은 상기도 검체로 인플루엔자 특이항원 검사를 하거나 유전자를 확인하는 PCR 검사를 이용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바이러스 배양도 할 수 있지만,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신종코로나에 공식적으로 효과가 증명된 치료제는 아직 없다. 다만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치료제로 사용하는 항바이러스제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치료 방법에 대한 보고가 있으나, 향후 연구 결과를 더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신종코로나 확진 이후 이차적 세균성 폐렴이 의심되면 항생제를 추가하고, 보존적 치료 등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감염내과 권현희 교수

반면, 독감은 오셀타미비르(상품명 타미플루)와 자나미비르(상품명 릴렌자) 같은 효과가 증명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며, 세균성 폐렴이 이차적으로 합병되면 항생제 치료를 같이 한다. 더불어 독감은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권현희 대구가톨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코로나와 독감의 합동 공격에 직면한 우리들에게 또 다른 무서운 적은 막연한 공포심"이라며 "이러한 걱정 때문에 일상 생활을 극도로 위축시킬 필요는 없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와 같은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권현희 대구가톨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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