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11월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4지구는 철제 안전 펜스에 에워싸인 채 시곗바늘이 멈춰 있다. 노점상들만 그 주변으로 돌아왔을 뿐, 4지구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들은 모두 떠나고 공허한 옛 시장 터에는 화마(火魔)의 상흔만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다. 돌아올 길이 아득한 상인들은 화재로 떠안은 빚을 갚으며 예전의 활기찼던 모습만 떠올릴 뿐이다.
3년째 빈 터로 방치된 4지구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가슴도 황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대체 상가로 지정한 베네시움에 입주한 상인들도 매출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어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는 소식이다. 상인들의 바람이었던 4지구 재건축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생긴 일들이다.
재건축 추진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첫발도 내딛지 못했다. 화재 발생 1년 후 4지구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노후한 1지구 재건축 문제도 함께 부각된 적이 있다. 대구시가 서문시장 현대화나 안전관리 등을 이유로 1지구 상인회에 4지구와 연계한 재건축 의견을 내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벽에 부딪혔다.
재건축 기간 영업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와 매장 변동 등을 우려하는 상당수 상인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이다. 2018년 단독 재건축 추진위가 구성되었지만, 이마저 다양한 이해충돌이 일어나면서 재건축조합 구성도 못했다.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여러 가지 사안을 협의하고 조율하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며 "올해 안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한다.
서문시장은 상인들의 삶터이자 시민들의 장터이다. 대구의 유서 깊은 경제적 자산인 것이다. 그래서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안전성과 편의성도 중요하다. 시장의 현대화로 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안전시스템을 갖춘 재건축이 절실하다. 그런데 1지구 건물과의 연계 재건축은커녕 4지구 단독 재건축마저 지지부진했던 것은 유감이다. 대구시와 상인회가 머리를 맞대고 조속히 풀어나가야 할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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