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세계적 신종코로나 공포 속 치솟는 금값

입력 2020-02-02 14:42:37 수정 2020-02-02 17:00:45

일각에선 금값 온스 당 2천달러 갈 것이라는 전망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28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이 오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4%(5.50달러) 오른 1,577.40달러로 약 6년여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연합뉴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이 우리나라와 일본을 넘어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전세계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눈길을 잡아끄는 것이 '금값'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물 가격이 전날 1천583.5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31일(현지시각) 1천582.90으로 장을 마감했다.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 30일 CNN방송은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번 신종코로나 확산이 지속됨에 따라 금값이 2천 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불안 심리에 치솟는 금값

국제 금 시세 변동 추이. =COMEX(뉴욕상품거래소) 기준
국제 금 시세 변동 추이. =COMEX(뉴욕상품거래소) 기준

연초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으로 널뛰기를 하던 증시는 예상보다 사태가 수월하게 풀리면서 금세 상승세로 돌아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증가했다.

하지만 또 다시 예상치 못한 돌발악재에 발목을 붙잡혔다. 중국은 물론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코로나의 확산 속도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빠른 것으로 파악되면서 투자 심리가 금을 비롯한 국채, 미국달러,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안전자산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금값 상승론은 올초부터 대두돼왔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와 미국 대선, 미국과 중국의 2차 무역협상 등 정치적 이슈가 산적해 있는 탓에 금값이 지난해만큼은 아니더라도 올해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경기 침체 우려가 잦아들고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기대가 전보다 커지면서 금의 자산가치가 부각된 점도 금값 강세의 요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값 2000달러 가능성'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금값은 작년 말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지속해오다 최근 급등중이다. IBK자산운용, 블랙록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에서 운용하는 금 펀드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평균 5.67%를 보였다.

세계적으로도 금투자는 급증하고 있다. 국제금위원회(WGC)은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 규모가 1천410억 달러에 달한 다고 밝혔다. 7년 안에 최고치이면서 2015년 이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금 금 투자 뛰어들어도 될까

일반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이미 금값이 오를 때로 오른 상황 속, 뒤늦게 금에 투자해도 괜찮을까'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산 분산투자의 일환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권고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저성장 환경에 과잉 유동성이 더해지면서 위험한 투자처로 자금이 쏠리면 미래 어느 시점에 필연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그런 상황이 왔을 때 금은 돈이 갈 수 있는 유력한 대상 중 하나이므로 길게 보고 투자하는 전략이 좋다"고 조언했다.

금테크는 과거 자산가들이 주로 애용했지만, 요즘은 투자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지금은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 방법은 실물거래, 골드뱅킹, KRX 금시장 거래 등이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다. 이 중 수수료와 세금 등을 감안하면 KRX 금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골드바, 순금 팔찌 등 금으로 만들어진 실물을 거래하는 경우 상속세와 증여세, 금융소득 종합과세 등에서 제외되는 장점이 있지만, 구매 시 부가가치세 10%와 수수료 3~5%를 지불해야 하는 만큼 최소 15% 이상 금값이 올라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KRX 금시장에서는 주식처럼 증권사에서 계좌를 만들어 금 거래를 한다. 거래 단위는 1g(약 5만원)이다. 인출할 때는 1㎏, 100g 단위로만 가능한데 0.3% 내외의 증권사 온라인 수수료만 부과될 뿐 매매차익 부문은 비과세라 다른 방식보다 거래 비용이 저렴하다. 만약 실물 인출할 경우엔 10%의 부가세와 수수료(약 2만원)가 부과된다.

일정 금액을 은행 계좌에 입금하면 은행이 금을 사서 투자하는 골드뱅킹은 0.01g부터 매입이 가능해 소액투자가 가능하다. 정기적으로 환율과 금 가격이 저점일 때 사서 적립하고, 반대일 경우 매도하면 안정적인 수익도 낼 수 있다. 다만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있고 매수·매도 시에도 약 2%의 수수료를 떼 간다.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그 밖에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금 선물, 혹은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금 펀드 등 간접투자 방식이 있다. 주식 거래와 유사한 방식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금 거래 시 부과되는 세금이나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중 5~10%가량 대안투자로 담는 것이 적합하다"며 "금 가격은 다양한 요소로 움직이는 만큼 다른 투자자산의 가치 하락을 대비한 위험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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