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국내 첫 확진 후 보름…오프라인 발길 줄고 온라인 매출 증가

입력 2020-02-02 17:12:13 수정 2020-02-02 19:19:56

마스크 착용한 채 장보기…신종코로나가 바꾼 풍경
백화점·놀이공원 등 매출↓…“상황 예의주시”

대구신세계는 신종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승객 중 고열 증상자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구신세계 제공.
대구신세계는 신종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승객 중 고열 증상자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구신세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

매장에 들러 직접 눈으로 보고 사는 오프라인 쇼핑은 감소한 반면 대면 접촉 없는 온라인을 통한 물품 구매가 늘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보름 동안 지역 대형마트와 백화점·전통시장 등에는 쇼핑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면서 이들 업체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역 백화점 등은 "아직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나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장기화하면 매출 하락이 불가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일 오후 찾은 이마트 대구 만촌점. 휴일 장을 보러 온 사람들 상당수는 마스크를 착용했고 아이 동반 가족 쇼핑객은 많지 않았다.

주부 A(37) 씨는 "신종코로나 때문에 아이는 데려오지 않았고, 미리 메모해온 물품만 사서 최대한 빨리 귀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가의 오프라인 매출 하락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첫 확진자 발생 이후 8일(지난달 20~29일·비영업일 2일 제외)간 매출은 발생 8일간(지난달 12~19일) 매출에 비해 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방문객 또한 3%가량 감소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8~29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 감소했다.

한 백화점에 입주한 수선업체 대표는 "신종코로나가 터지고 타격이 크다"며 "요즘에는 하루 10만원 매출도 못 올리고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다중이용시설인 대구 이월드도 적잖은 영향을 받아 신종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방문객이 전년 대비 약 30% 줄었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주말 방역업체를 동원해 엘리베이터 등 고객 밀집시설 위주로 대규모 방역 작업을 벌였다. 대구백화점 제공.
대구백화점은 지난 주말 방역업체를 동원해 엘리베이터 등 고객 밀집시설 위주로 대규모 방역 작업을 벌였다. 대구백화점 제공.

온라인 쇼핑 시장은 호황이다. 11번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생필품 판매량이 한 달 전과 비교해 104% 증가했다고 밝혔다. 물티슈·기저귀 같은 생필품부터 라면, 생수, 즉석밥 등 가공식품까지 골고루 판매가 늘었고 홍삼(73%), 비타민류(45%) 등 면역력 강화를 위한 건강식품 매출도 증가했다.

롯데쇼핑 역시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각 사업부 온라인 몰을 찾은 고객이 전년 설 기간(2019년 2월 2일~8일)보다 최대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측은 "보통 명절 연휴 기간에는 매출이 줄어드는데 이번 연휴에는 장보러 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위생용품이나 생필품을 주문하는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긴장감에 사로잡힌 유통업계는 신종코로나 예방을 위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손소독제 를 비치하고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붙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방역업체를 통해 고객 밀집시설을 소독하고 열화상 카메라까지 동원해 직원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김영환 대구백화점 지원실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수립했다"며 "백화점이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청정지역이 되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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