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는 미국이 텍사스 잃은 격…EU, 협상력 떨어진다"

입력 2020-01-31 15:42:48

NYT "영국의 균형자 역할 사라져 EU 내홍도 예상"
미국 최우방 퇴장에 대서양관계도 더 멀어질 가능성

영국은 EU 탈퇴협정이 양측 정상의 서명과 의회 비준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다. 연합뉴스
영국은 EU 탈퇴협정이 양측 정상의 서명과 의회 비준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다. 연합뉴스

유럽의회가 29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정을 비준한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EU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국이 2018년에 수출의 45%, 수입의 53%를 모두 EU가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커 브렉시트로 충격을 받게 되지만, EU의 손실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EU가 영국을 잃은 것은 중대한 패배"라며 "규모·존재감 등 여러 면에서 미국이 텍사스를 잃은 격"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내에서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두번째 경제력을 자랑하는 텍사스주처럼 영국은 독일의 뒤를 잇는 EU 두 번째 경제강국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영국은 EU 예산의 11.88%를 책임질 정도로 재정 기여가 적지 않았다. 독일(20.78%), 프랑스(15.58%)에 이어 세 번째 규모로 영국이 빠져 나가면 EU의 예산 압박은 커질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국제 외교안보 무대에서 EU의 위상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영국이 핵보유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EU 회원국 간 관계도 더 불안정해질 것이며 영국이 미국과 따로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경우 EU는 특히 심한 손상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U 정책을 연구하는 비영리 기관인 '유럽의 친구들'의 선임 연구원 폴 테일러는 "EU가 어떤 방에 들어서든, 영국이 회원국이었을 때보다 무역, 기후문제, 안보 측면에서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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