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서 '우한폐렴 환자' 쫓는 추격전? 알고보니…

입력 2020-01-29 18:10:26 수정 2020-01-29 18:47:06

동대구역 일대서 대구 유명 몰카 유튜버 4명, 방진복 입고 환자 쫓는 영상 촬영

유명 몰카 유튜버들이 29일 동대구역 일대에서
유명 몰카 유튜버들이 29일 동대구역 일대에서 '우한 폐렴' 환자를 쫓는 내용의 영상을 촬영해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는지금'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몰카 유튜버들이 동대구역 일대에서 환자를 쫓는 내용의 영상을 촬영해 소동이 벌어졌다.

29일 대구시와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동구 동대구역 일대에서 주로 대구에서 활동 중인 남성 유튜버 4명이 '우한 폐렴' 환자를 뒤쫓는 영상을 수차례 촬영했다. 당시 이들은 촬영을 위해 흰색 방진복을 입은 채 동대구역 일대를 뛰어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회사원 양모(32) 씨는 "개인의 욕심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런 컨텐츠 제작은 근절돼야 한다"고 했다. 동구주민 김모(28) 씨는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여론을 호도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강경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에는 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낮 12시 3분쯤 첫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동대구역 일대를 수색했지만 흰색 방진복을 입은 유튜버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오후 2시 46분쯤 또다시 문자로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서 유튜버 3명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불안감을 조성했지만 별다른 혐의가 없어 신분 확인 후 경고 및 귀가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도 우한 폐렴 확산으로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다고 보고 경찰을 통해 오해할 만한 행동이나 촬영 영상에 대한 게재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사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지에 게재되면서 사실과 다른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은 현재 정정된 상태다.

앞서 우한 폐렴으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우한 폐렴'과 관련해 유언비어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혼란이 오프라인 공간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다. 방심위는 "인터넷 사용자와 운영자의 자율적인 자정 노력이 절실하다"며 "익명성과 빠른 전파성을 악용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는 사회혼란 야기 정보를 퍼트릴 경우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에 의해 시정요구 대상이며 모니터링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