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보·좌파들은 공산 중국에 끈끈한 연대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대 연설은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문 대통령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대장정(大長征)을 언급하며 여기에 김산이란 조선인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산은 미국 기자 님 웨일즈가 붙여준 가명으로 본명은 장지락이다. 이 연설을 통해 문 대통령은 마오와 조선을 연결시킨 것이다.
이를 두고 반민중적 장제스(蔣介石)의 국민당 정권을 패퇴시키고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마오와 대장정에 대한 경외심이 그 바탕에 깔렸다는 소리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이런 경외심을 실제로 가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자의 경험에 비춰 국내 진보·좌파는 대부분 그런 경외심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27일 '우한 폐렴' '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사용하던 병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일괄 정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외신들은 여전히 'Wuhan virus'(우한 바이러스)로 쓰고 있는 사실에 비춰 중국의 국격 추락을 염려한 것이 아니냐는 거다.
국내 좌파가 중국 공산당에 환상을 갖게 된 데는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 영향이 크다. 장제스의 토벌을 피해 근거지인 장시성(江西省)을 출발해 산시성(陝西省) 옌안(延安)까지 370일 동안 9천600㎞를 주파한 과정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이 책을 통해 서구의 좌파는 중국 공산당이 매우 도덕적이며 민중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혁명세력이라고 믿게 됐는데 국내 좌파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를 증명하는 가장 비극적인 예가 국공내전 중 마오가 명령한 '창춘(長春) 봉쇄'이다. 1948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계속된 이 작전으로 12만~15만 명(국민당 추산 65만 명)이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얼어 죽었다. '창춘을 죽음의 도시로 만들라'는 마오의 명령대로 된 것이다.
스노의 저작에는 이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다.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사람이 안다. 중국 공산당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날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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