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돌 새마을운동, 100년 미래 꿈꾼다]청도 새마을 성공 경험, 축적된 노하우 맞춤 접목

입력 2020-01-29 11:39:11

새마을시범 사업 펼친 베트남 토 마을 현지에서 큰 반향
새마을정신 교육 중점…주민들 의지 모이자 사업 일사천리

◆연재 순서

〈1〉 새마을운동 50년, 태동과 발자취를 찾아서

〈2〉 지구촌 밝히는 새마을운동, 국가 브랜드로

〈3〉 새마을운동, 미래 100년 향해 도약한다

〈4〉 청도 새마을운동은 '주민주도운동'

〈5〉청도 신도마을정신, 세계로 전파하다

〈6〉 포항, 새마을로 시작해 포스코까지

〈7〉 포항 새마을운동이 걸어온 길

〈8〉 '새마을운동 중흥지' 구미의 의미

〈9〉 구미, 제2의 새마을운동 정신 펼친다

경북 청도군이 베트남 등지에서 펼치고 있는 새마을세계화사업이 현지에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 모으고 있다. 새마을운동 발상지의 성공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를 현지에 맞게 접목하고, 인적교류와 재정지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까닭이다. 군은 경북도 및 새마을세계화재단, 새마을리더 해외봉사단(KOICA)과 방향성을 공유하면서도 특히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새마을정신을 전수하는데 역점을 뒀다.

이 결과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은 '베트남 판 청도 신도마을'로 유명세를 떨치며 각지에서 견학을 오는 새마을시범사업 최우수마을로 자리매김 했다. 군은 토 마을의 자립기반 구축과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제2의 토 마을에서 새마을정신을 전파한다.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 새마을시범사업 현장을 찾은 이승율 청도군수와 새마을회 회원들이 현지 주민들과 재배작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청도군 제공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 새마을시범사업 현장을 찾은 이승율 청도군수와 새마을회 회원들이 현지 주민들과 재배작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청도군 제공

◆베트남의 청도 신도마을로 변모

청도군이 베트남에서 새마을시범마을 사업에 나선 타이응웬성 딩화현 토 마을. 잘 포장된 길을 따라 마을에 들어서면 '경북 청도군과 토 마을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마을 시범마을'이라는 큼직한 입간판이 서 있다. 마을회관엔 새마을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있다. 베트남에선 보기 드문 광경이라고 한다.

이 마을은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서 170㎞, 차량으로 약 3시간 거리다. 5, 6년 전만 해도 59가구 230여 명의 주민들이 벼와 옥수수, 꾸정(감자과 현지 작물)을 재배하며 생활했다. 상하수도는 없었고, 식수는 우물을 사용했다. 전기와 인터넷은 들어와 있으나 단전과 불통이 빈번했다고 한다. 딩화현 내에서도 시대 문명에 뒤쳐진 외곽 산간마을이다.

이런 토 마을이 불과 수 년 만에 베트남 각지 공무원과 지도자가 단체 견학을 오는 모범마을로 변모했다. 베트남 정부 농업농촌개발부가 주최하는 신농촌개발프로그램 활성화 대회에서 다른 한 마을과 공동으로 새마을시범사업 최우수마을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가 전국 10여 곳 이상의 시범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비교적 적은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내린 결론이다. 이 대회는 지난해 TV로 방영되며, 베트남 전역에 알려지게 됐다.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 새마을시범사업 현장을 찾은 이승율 청도군수와 박기호 청도군의회 의장 등 방문단이 현지에서 면발을 뽑는 방법을 함께 시연해 보고 있다. 청도군 제공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 새마을시범사업 현장을 찾은 이승율 청도군수와 박기호 청도군의회 의장 등 방문단이 현지에서 면발을 뽑는 방법을 함께 시연해 보고 있다. 청도군 제공

청도군 새마을과 관계자는 "새마을정신을 받아들이며 토 마을이 달라졌고, 덩달아 소득까지 높아지며 주목받게 됐다"며 "이 때문에 딩화현 지방정부에 우리 마을도 새마을사업을 하게 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새마을 경험 전수, 교육 사업에 공들여

청도군의 토 마을 시범사업은 2014년 딩화현과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토 마을 현지사정을 먼저 고려했고, 사업추진 5개년 계획은 교육사업과 지속적인 자립기반을 갖추는데 중점을 뒀다. 협약 첫해 군 새마을과장 출신 공무원 등 새마을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교육에 집중하도록 해외봉사단을 꾸렸다. 이때 파견된 봉사자들이 마을 발전방향과 기틀을 제대로 마련해 준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새마을시범사업은 ▷기초 생활환경 개선 ▷소득증대 ▷교육 및 인적 역량 강화사업 중심으로 전개됐다. 군은 매년 1억5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5년간 7억5천만 원을 투입했다.

군은 이 가운데 새마을추진위원회 등 회의체 운영과 새마을 조직, 보건위생, 부녀회 및 청소년 교육 사업에 공을 들였다. 주민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사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창고 건물을 왜 공동체 중심의 마을회관으로 바꿔야 하는지, 교육은 왜 받아야 하는지를 설득했고, 주민들의 의지가 모아지자 시범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마을회관이 건립됐고, 마을안길 2.4㎞도 포장을 마쳤다. 전 가구 화장실 리모델링, 가로등 60개소와 쓰레기 분리수거함 16개소 설치 등이 이어졌다.

주민소득 창출사업도 성과를 냈다. 영농기술·축산교육과 경지정리를 권유했다. 특용작물 꾸정을 분말로 가공하는 미엔정(당면과 유사한 베트남식 면 재료) 가공공장을 설립해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했다. 전체 가구의 80%가 미엔정 생산에 나서며 소득이 크게 올랐다. 가축 임대사업으로 9가구의 토끼 사육장이 제약회사에 납품하는 등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한해도 빠짐없이 토 마을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지켜봤고, 5년 만에 놀랄 정도의 변모가 진행됐다"며 "올해부터는 인근 푸닌 마을을 찾아 새마을정신을 전파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인터불고 호텔에서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의 성과와 과제를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새마을개발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청도군 제공
지난해 인터불고 호텔에서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의 성과와 과제를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새마을개발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청도군 제공

◆성공경험 공유 국제학술대회 개최

청도군은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의 성과와 과제를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새마을개발 국제학술대회를 2017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개도국의 빈곤 극복 모델로 국제연합(UN)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새마을운동은 실제 새마을개발 모델을 접목해 실천하고 있는 국가를 통해 활용성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매년 30여 개 국가의 새마을지도자, 현지 공무원 등 250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위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는 8개 국가에서 인도네시아 군수, 짐바브웨 전 장관 등 고위 관계자가 참가하는 등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새마을세계화 사업과 국제학술대회 등 새마을운동 발상지로서 소명을 다하고, 앞선 경험을 국제사회와 논의해 새 방향을 모색하는 등 청도의 위상을 높이는데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 미엔정 가공공장에서 베트남식 면발을 뽑아내고 있다. 청도군 제공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 미엔정 가공공장에서 베트남식 면발을 뽑아내고 있다. 청도군 제공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에서 마을주민들이 안길 포장을 위한 시멘트를 적재하고 있다. 청도군은 재료를 공급해주고, 안길 포장은 주민 스스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도군 제공
베트남 딩화현 토 마을에서 마을주민들이 안길 포장을 위한 시멘트를 적재하고 있다. 청도군은 재료를 공급해주고, 안길 포장은 주민 스스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도군 제공
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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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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