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환수의 골프 오디세이] <18>쉽지 않은 동반자 구하기

입력 2020-01-15 17:32:59 수정 2020-01-16 18:40:33

정원 3인 규정에…불건전한 부킹 문화 확산

골프 라운드 동반자들을 구하는 SNS 동호회의 잡음이 생겨나 건전한 문화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골프 라운드 동반자들을 구하는 SNS 동호회의 잡음이 생겨나 건전한 문화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국내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려면 반드시 동반자가 필요하다. 최소 3인 이상 동행해야 회원제 골프장이든 퍼블릭 골프장이든 출입이 가능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간혹 비수기나 3인 이상의 그린피를 지불하는 경우 2인 플레이도 가능한 골프장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위의 조건을 충족해야 골프장 라운드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SNS상에 수많은 골프 동호회가 넘쳐나고 있다. 동반자 수를 맞춰야 필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낯선 이들과의 만남도 마다하지 않으며 한차례 같이 라운드에 나서면 이내 격의 없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국내 골프장들은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단체팀 모시기에 안간힘을 쏟곤 한다. 여행사들도 골프 여행객 모집에 나서며 효과가 높은 직장별, 직군별, 연령별 타깃 마케팅을 선호한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골프장의 동반자 제한 출입 조건은 골프 클럽의 사교적 사회화 모임을 형성하게 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골프 레슨이나 여행을 통한 만남은 점점 고립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끈끈한 인맥 형성을 가능케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동호회나 불특정 다수를 끌어들이는 골프 모임이 무리한 운영으로 잡음을 일으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골프를 무척 즐긴다는 사실이 오히려 약점이 돼 낯선 동반자들과 라운드에 나섰다가 지나친 '레슨 간섭'을 받는 등 기분을 잡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이같은 불명확한 SNS상의 골프 모임이 건전하지 못하게 운영되는 사례가 많아 골퍼들 사이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생겨난 가장 큰 이유를 되짚어 보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한국의 골프장 예약 문화와 또 필드 라운드를 위해 일정한 정원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같은 골프장 문화로 말미암아 상업적인 이익과 편익을 앞세운 수많은 부킹 사이트들이 생겨났고 정원 충족을 위한 사이트도 범람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이러한 사이트나 밴드 동호회들은 그 중 일부 회원이 단체 고객을 유치하려는 골프장측과 음성적인 거래도 하고 있다는 의심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 남구 캠프워커 골프장 관계자는 "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절차나 과정이 매우 편협되고 폐쇄적"임을 지적하며 "그나마 한국 내 치안이 안정돼 가능한 현상이나 외국의 골프 문화에서 볼 수 없는, SNS를 통해 전혀 모르는 이들과 함께하다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생겨난다면 그다지 바람직한 문화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이와 대비되는 골프모임들도 간간히 생겨나고 있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사교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며 레슨을 통한 실력 향상도 동시에 꾀하는 '골프 아카데미 동호회'들이 그러한 바람직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실력 향상과 필드 출전을 위해 프로와 함께 순수 아마추어들이 모여 골프에 대한 관심과 실력을 키우고 사회적 관계망도 확장해 나갈 수 있다. 골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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