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칠 계명대 의용공학과 교수
국내 정보통신 산업계의 숙원이었던 데이터3법이 통과되었다. 이로 인해 개인정보 등의 활용으로 질 높은 정보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 가정집 냉장고 벽에는 동네 음식점 스티커가 가득 붙어 있었고, 개업을 알리는 전단지는 주인이 없는 틈에 출입문에 늘 붙어 있었다.
이러한 과거 아날로그식 정보 제공과 저장의 한 방법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맛집 정보를 넘어 배달까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지갑을 가득히 채웠던 각종 쿠폰과 현금도 스마트폰으로 결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지난 2018년 정부는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데이터 경제 활성화 정책을 적극 펼쳐 왔다. 아울러 세대 간 또는 사용자 간 디지털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포용 정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 서비스 변화는 삶의 질을 높이고 정보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해석할 수 있다. 정보의 격차와 불균등이 가장 심한 의료 분야도 중심추가 병원에서 고객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방대한 의료 지식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보완되고 있으며, 개인의 건강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정밀의료로 더 정확한 예측과 치료로 변모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의료 서비스의 주체와 선택권이 병원에서 고객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터넷 정보 검색과 매체를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치료와 검사 과정을 사전에 이해하며, 관련 전문의와 최첨단 의료기기 및 치료 후기를 검색하여 병원을 선택하는 환자가 늘어가고 있다. 또한 의료진도 과거 유사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해당되는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한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지표로 환자를 상담하고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동네 맛집을 찾는 소비자는 음식 종류, 전문성 여부, 음식점과의 거리, 위치, 리뷰 평가, 가격, 예약 유무, 주차장 유무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해 취사선택한다. 정보의 오류나 리뷰의 문제점이 있다면 온라인을 통해 음식점 또는 다른 고객과 소통하면서 적절한 피드백 조정을 하고 있다.
우리가 방문하는 병원도 예약 여부, 전문의, 항생제 사용 분석, 의료기기 보유 여부, 가능한 진료 시간, 평균 치료 기간, 수술 후 평균 회복 기간, 동일 질환 치료비, 건강검진 항목, 예방접종 항목, 병원 위치, 거리, 주차장 유무 등 사전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앱들이 최근 많이 출시되어 사용되고 있다.
더 나아가 사용자는 개인이 평생 어떤 약을 먹었는지, 어떤 진단을 받았는지 등과 같은 개인의 의학 정보를 금융 정보처럼 기록 저장하고 검색하고 싶어 한다. 이것이 개인의 평생 의무기록이 될 것이다. 아직 원격의료처럼 제도적인 제약이 있는 것도 있고, 개인 의료정보가 병원별로 분산되어 있는 면도 있어 정보의 활용이 쉽지 않지만, 올해부터 방문 왕진 의료, 당뇨 환자의 관리 데이터 전송 등 다양한 의료 시범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의료 데이터의 생성과 보유량, 질적인 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의료 데이터의 활용은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이제 관련 법의 통과로 의료사회와 고객의 요구 사항을 잘 파악해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의료 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된다면 우리의 삶의 질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물론 민감한 정보의 보안과 운영, 사용자 간 정보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디지털 포용 정책도 함께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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