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담장 허물기' 갈수록 주춤…"확장 한계" 평가도

입력 2020-01-13 17:44:34 수정 2020-01-13 19:52:22

25년째인 장기간 사업 이어오면서 확장에 한계에 다다른 듯
올해 공공 부분 2곳 90m 계획 뿐…민간은 한정된 예산 탓에 많이 늘리기 힘들어

1996년 전국에서 최초로 시작한 대구의 담장 허물기 사업이 24년 넘게 이어오면서 실적이 정체되고 있다. 담장 허물기 발원지인 대구 서구청의 모습. 매일신문 DB
1996년 전국에서 최초로 시작한 대구의 담장 허물기 사업이 24년 넘게 이어오면서 실적이 정체되고 있다. 담장 허물기 발원지인 대구 서구청의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 1996년 전국 최초로 대구에서 시작한 '담장 허물기' 사업에 대한 참여가 갈수록 줄면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민간 부분의 자율적인 참여는 지난 2017년 하락한 뒤 반등하지 못하고 있고, 공공 부분은 해마다 들쭉날쭉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13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담장 허물기 사업에는 36곳이 참여해 646m의 담장을 제거했다. 이는 전년에 허문 담장 740m보다 줄어든 것이다. 최근 10년간 흐름을 보면 2010~2012년 사이 1천378~1천918m의 실적으로 보이다 2013년 861m로 급감했고, 이후 계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단독주택 등 민간 부분의 참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민간 부분에서 허문 담장 길이는 2010년 1천301m에 이르렀지만 2013~2015년 사이 해마다 700m대로 줄었고, 최근 3년간(2017~2019년)은 400m 초반 수준에 그쳤다.

공공 부분의 실적도 해마다 일정하지 않다. 지난해는 대구국제공항(125m)과 상인1동주민센터(56m), 상리새방골성당(35m) 등 모두 217m의 담장을 제거했지만, 올해 계획은 현재 대구경찰청 등 2곳에 90m 길이에 불과하다. 과거 2010년과 2012년, 2018년 등은 해마다 300m가 넘었지만, 2013년과 2017년은 각각 100m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24년째 사업을 이어오면서 담장 허물기 사업의 확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랜 기간 사업을 하면서 경찰서와 구청, 동주민센터 등 참여할 수 있는 공공 부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1996년 전국에서 처음 시작한 이 사업은 지난해까지 모두 1천9곳이 참여했다. 이 중 관공서와 보육복지·종교시설이 각각 132곳과 124곳이나 되고, 공공의료시설도 24곳이 참여했다.

대구YMCA가 진행하는 민간 부분 사업은 예산(연간 약 1억9천만원)이 일정한 상황에서 2017년부터 가구당 지원액이 4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올랐다. 이로 인해 참여 가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 24년간 주택과 아파트는 577곳이 참여했다.

아울러 학교 참여가 50곳으로 부진했다. 외부인이 학교로 들어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벌이는 일이 발생하는 등 안전에 대한 우려 탓에 담장 허물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오랜 시간 사업을 진행하면서 참여할 만한 공공기관이 얼마 남지 않았고, 학교는 방범 등을 이유로 선뜻 참여하기를 꺼리는 측면이 있다"며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추가로 공공기관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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