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현금 확보" 점포 '매각 후 재임대' 줄이어

입력 2020-01-15 17:04:52 수정 2020-01-15 19:47:21

이랜드리테일에 이어 롯데 율하점, 이마트 반야월점 등도 포함

이마트 로고. 홈페이지 캡처.
이마트 로고. 홈페이지 캡처.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데다 온라인 위주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실적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유통기업들이 연이어 부동산 자산 처분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른 보유세 부담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탓이다.

최근 유통업계에선 '세일 앤 리스백' 이 대세로 자리잡는 추세다.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Sales)한 뒤 해당 자산을 재임차(Lease-back)하는 방법으로, 기존 점포의 영업은 계속하면서도 부동산에 잠식돼 있는 자산을 현금화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런 추세에 따라 리츠(REITs) 등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은 날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쇼핑업계가 내놓은 덩치 큰 부동산을 부동산투자회사가 사들인 뒤, '장기 임차'와 '임차인 신용' 등을 내세워 기관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것이다.

이마트도 지난 10월 대구 반여월점을 포함한 전국 13개 점 토지와 건물을 마스턴투자운용에 매각하고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1조원의 부동산 처분금액을 마련했다.

롯데마트 로고. 홈페이지 캡쳐
롯데마트 로고. 홈페이지 캡쳐

롯데쇼핑은 지난해 7월 롯데마트 및 아울렛 율하점 등 모두 전국 10곳의 백화점·마트 등 상업용 건물과 토지 등 1조629억원어치를 위탁관리하는 부동산투자회사 '롯데리츠'에 매각하고, 롯데리츠를 지난해 10월 말 상장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전국 51개 매장을 포함시켜 부동산 감정가만 약 4초 3천여억원에 달하는 홈플러츠리츠를 구성했다. 여기에 대구 지역 점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너무 큰 덩치 때문에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성적표가 부진하자 지난해 3월 코스피 상장 추진을 철회했고, 추후 다시 상장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 역시 재작년 동아아울렛(옛 동아백화점) 대구 본점을 비롯해 NC아울렛 경산점, 동아아울렛 포항점 등을 자산효율화 차원에서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한 바 있다.

홈플러스 로고. 홈페이지 캡처.
홈플러스 로고. 홈페이지 캡처.

유통업계의 부동산 자산 매각이 줄을 잇는데는 부동산 보유세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9.42% 오르고, 지난해 6.02% 올랐다. 이마트 경우 지난해 상반기 부동산 보유세만 1천12억원으로, 전년보다 123억원 가량 증가해 영업손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에다 온라인 쇼핑이 활기를 띠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가졌던 사업 자체 프리미엄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면서 "당장 필요한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려는 유통업체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뜻.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Equity)에 투자하고 발생 수익을 배당한다. 주식처럼 100만 원, 200만 원의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가 가능하지만, 실물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가격이 안정적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이랜드리테일 로고. 홈페이지 캡처.
이랜드리테일 로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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