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감영도 주 원인…궤양이 위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아
#2년 전 퇴행성 관절염을 진단 받고 의원에서 간헐적으로 통증완화를 위한 진통제를 복용해온 56세 여성. 최근 2주 동안 새벽 속쓰림, 소화불량 증상이 계속되다가, 극심한 상복부 통증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이 여성은 한 해 전에 실시한 국가 암검진에서 위염 외에는 특이소견은 없었다고 했다. 진단을 위해 위내시경을 통해 살펴보니 위 각부에 2㎝ 정도의 궤양이 있었으며 출혈 흔적도 보였다. 활동성 출혈은 없어 조직검사 및 헬리코박터 균검사를 시행한 결과, 단순 궤양이었고 헬리코박터균이 양성이어서 2달간 항궤양제 복용 및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시행했다. 이후 추적 검사한 내시경에서 궤양은 완치되었으며 환자 증상도 호전됐다.

◆위 점막 손상이 소화성 궤양
소화성 궤양은 위장 점막이 손상된 상태를 일컫는다. 발생하는 장기 위치에 따라 위에 생기면 위궤양, 십이지장에 있으면 십이지장궤양으로 구분한다. 위궤양은 위점막이 위벽의 점막하층까지 깊게 결손되어 있으며 크기가 0.5㎝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위산 및 펩신(단백분해 효소제)은 위 속에 들어온 음식물을 흡수하기 좋은 상태로 만드는 데 필수적 역할을 하지만 점막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위 점막세포에서는 점액과 중탄산염을 분비하여 점막에 얇은 층을 만들어 점막 손상을 막는다. 일반적으로 위산 및 펩신을 공격인자, 점액과 중탄산염 등을 방어인자라고 부른다. 이 둘이 조화를 이룰 때는 아무 탈이 없게 된다. 하지만 이 조화가 깨질 때, 즉 공격인자가 갑자기 우세하게 되거나 방어인자가 약해지면 궤양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내시경으로 진단되는 위궤양은 감소 추세에 있으나 궤양으로 인한 사망률은 예전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궤양이 발생하는 평균 연령도 1990년대는 48세였으나 2006년에는 58세로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유병률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지만,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질환과 심뇌혈관 질환이 증가해 이들 질환의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진통제, 아스피린 등 혈전용해제 사용량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통제, 아스피린 복용 위궤양 불러
소화성 궤양의 주된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과 진통소염제, 아스피린 등의 약제 장기 복용이 꼽힌다. 이 밖에도 드물지만 위암, 간경변, 신부전등의 만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도 발생이 가능하며, 음주와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인 식사습관 등 환경적인 요인들도 관여하고 있다.
소화성 궤양의 주요 증상은 상복부 불편감, 속쓰림, 팽만감, 산역류, 오심 및 구토, 통증, 식욕부진과 같은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증상이 심하면 흑색변 등의 출혈이나 천공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위장 조영술이나 위내시경 검사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만약 위장 조영술에서 궤양이 의심이 되면 위내시경을 다시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최근에는 위내시경 검사가 선호되고 있으나, 위내시경 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예: 심한 천식, 1주일 내에 심근경색증 진단) 등에서는 위장 조영술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궤양이 발견되면 조직검사와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드물지만 위암도 궤양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이를 감별하기 위함이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경우 항생제로 제균을 하면 향후 궤양의 재발을 줄인다고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 후 추적 내시경 검사를
궤양의 치료는 4~8주 정도 약물치료를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이 때 사용되는 약제들은 보통 3가지 종류를 동시에 복용하는데, 가장 강력한 산 억제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와 점막보호제, 겔포스 같은 제산제가 여기에 해당된다.
프로톤 펌프 억제제는 보통 아침 식전에 하루에 1번 복용하며 제산제는 종류에 따라 변비 또는 설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담당의사와 배변 습관에 대해서 상의를 거쳐 처방을 받으시면 된다.
위궤양은 약 2달간 약물 치료 후 반드시 추적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궤양이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는 위암과 같은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재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궤양의 합병증인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는 위내시경을 통해 진단과 동시에 치료 목적으로 내시경 지혈술 등을 시행한다. 금식 및 안정, 재출혈 등의 임상 경과를 보기 위해서 보통 입원치료를 권한다.
또 다른 합병증인 천공은 심한 복통 및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을 가진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천공은 수술 등의 응급 치료가 필요하므로 가급적 빨리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아야 한다.
궤양을 생활 속에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규칙적인 식사습관, 맵고 짠 음식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는 것이다. 과음과 흡연을 삼가하시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정진태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진통소염제나 아스피린 등의 약제를 복용해야 한다면 미리 내시경 검사를 해보기를 권해 드린다"며 "위장에 증상이 있는 경우는 예방적으로 위장 보호제를 먹어야 할지 담당의사와 상의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는 위궤양뿐만 아니라 위암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40세부터 2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무료 국가암검진을 빠지지 않고 수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정진태 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위궤양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위궤양을 오래 두면 위암이 된다
위암의 일부 형태가 궤양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오해로 나타난 것 같다. 궤양은 위암으로 진행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다만 궤양이 있는 경우 모두 조직검사를 해서 위암의 형태가 아닌지 확인을 한다. 모든 검사가 100% 완벽할 수는 없으니 2달 정도 치료한 후 궤양이 완치되었는지 반드시 추적 내시경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우유를 마시면 궤양이 악화된다.
우유내 칼슘 성분이 위산 분비를 자극하므로 속쓰림 등의 증상이 일시적으로 심해질 수 있다. 이에 반해 우유에 있는 단백질이 위점막을 보호해서 우유가 위의 염증을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우유가 궤양을 악화시키진 않지만 체질적으로 우유를 마시면 설사가 나거나 속이 끓는 증상이 있는 분만 조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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