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19명 총선 출사표…행시 출신 운명은?

입력 2020-01-08 18:03:12 수정 2020-01-30 17:26:01

대구 10명, 경북 9명 출마…공직자끼리 경쟁도 치열
18명 한국당·1명 민주당 노려…고시 출신과 겨뤄 우위 점하고
지역구 내 경쟁자와 혈투 승리, 정치인으로서의 변신 성공 가능

4·15 총선에 행정고시 출신 대구경북(TK)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져 생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고시 출신으로 TK 출마 희망자는 모두 19명. 이 중 18명이 자유한국당 공천을 노리고 있고, 1명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기대한다.

◆대구 10명, 경북 9명 도전

대구에서 고시 출신 출마자는 10명에 이른다.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홍석준 계명대 협력관(전 대구시 경제국장)이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이상길 부시장은 대구 북갑, 홍석준 협력관은 달서갑에 출마가 유력하다. 앞서 김승수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북을에 출사표를 던지고 표갈이를 하고 있다. 이들 3명은 이번 선거가 첫 출전이다.

현역 국회의원도 4명이 고시 출신이다. 김상훈 의원(서구)은 대구시 경제국장을 지냈고, 정태옥(북갑) 의원은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곽대훈 의원(달서갑)은 달서구 부구청장을 거쳤다. 추경호 의원(달성)은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중남에 도전장을 낸 배영식 전 국회의원은 재정경제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쳤고, 임병헌 전 남구청장은 대구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수성갑에 출마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도 대구시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했다.

이에 따라 북갑 지역구는 정태옥 의원에 이상길 부시장이 도전장을 내밀며 전·현직 대구시 행정부시장 간 대결로 대진표가 짜이고, 달서갑은 곽대훈 의원에 홍석준 협력관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경북은 고시 출신 출마자가 9명이다.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고령성주칠곡에,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영천청도에 출사표를 던졌다. 두 명은 이번이 첫 도전이다.

현역 의원 경우 3선의 김광림 의원(안동)은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냈고, 박명재 의원(포항북)은 행정자치부 장관을 거쳤다. 송언석 의원(김천)은 기획재정부 2차관을 역임했다.

경산에 출마하는 이권우 전 국회 정무위 전문위원은 입법고시, 안국중 한국당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구미갑에 출마하는 남유진 전 구미시장은 대통령비서실 국장을 각각 거쳤다.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은 고시 출신 중 유일하게 안동에서 여당인 민주당 공천을 노린다.

◆이들 중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고시 출신 고위 공직자가 대거 총선에 출마했지만, 금배지를 달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지역구 내 경쟁자들과 혈투를 벌여야 하는 데다 같은 고시 출신끼리도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야 한다. 공천 과정에서 고시 출신들만 대거 공천장을 주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한 출마자는 "솔직히 고시 출신끼리 경쟁하는 게 더 큰 부담"이라고 털어놨다.

또 행정 공무원 출신들이 정책에는 강하지만 정치는 생소한 탓에 정치인으로 변신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공무원들이 상하 관계에 엄격해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는 약하다"고 했다.

옹호론도 있다. 법조인의 출마는 너그럽게 받아들이면서 행시 출신들이 선거에 뛰어드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출마자는 "사시나 행시가 별반 다르지 않다. 행시 출신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행시 출신들이 더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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