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값진 선물 '추억'  

입력 2020-01-10 06:30:00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박민석 계명대 산학인재원 교수

세상이 힘들어짐을 느낄 때 사람들은 추억을 회상한다. 사람이 그리워하는 이유는 '추억' 때문이고, 세상이 미워지는 이유도 치유받지 못한 상처에 대한 아픈 '추억' 때문이다.

늘 해가 바뀌면 나는 과거에 대한 '추억'과 새로운 날에 대한 '희망'이 교차하는 행복한 감성으로 세상에 나를 맡기고 싶은 생각이 든다. 과거 학창 시절 새 학기 노트에 첫 장을 펼치는 느낌으로 새해에는 '추억'과 '희망'에 대한 감사함에 마음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트렌드라는 말로 '추억'을 재생산하고 이를 통해 물질적 풍요를 얻는 세상이 되었다. 그만큼 인간에게 있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감을 주는 단어가 '추억'이 아닐까 한다.

최근 TV를 보면서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자신의 '추억'을 얘기하시는 분을 본 적이 있다. 새벽에 일찍 무거운 몸을 이끌고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던 그는 자신이 나름 경제력도 있고 사회적 지위도 있어 택시 기사에 대한 내면적 우월감이 있었다고 했다.

조용하고 상쾌한 새벽 공기와 그 분위기를 느끼며 목적지로 향하고 있는 그에게 택시기사는 계속 말을 걸어왔다. 불편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성의 없이 답변해야 하는 그 시간이 불편하게만 느껴진 것이다.

그런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목적지에 도착했고 택시에서 내리며 택시비 6천900원을 결제하면서 7천원을 주고 내렸다. 그런데 그때 그의 인생이 바뀌게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갑자기 차에서 내려 그를 부르며 환한 웃음을 짓고 다가온 택시기사가 한 행동과 말이 그의 인생의 소중하고 값진 '추억'이 된 것이다.

그 택시기사는 따뜻한 온기가 있는 손으로 자신의 손을 잡으며 동전 200원을 환한 웃음과 함께 쥐어주며 따뜻한 자판기 커피 한잔 하시고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라고 했다. 그는 그 순간 자신의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한 느낌으로 한참 서있었다고 한다.

자신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택시 기사에 대한 자신의 잘못된 편견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삶을 깨닫는 순간을 경험한 것이었다. 그는 이러한 값지고 소중한 '추억'의 기억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자신이 부끄러운 듯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 자판기 커피 가격이 300원이라서 100원 모자라 커피를 마실 수는 없었다고 자신의 값진 선물 '추억'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사람들은 이렇게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며 미래를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또한 사람들은 경험과 체험을 통해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으려 한다. 그래서 '추억'은 인간의 지친 삶의 단비와 같은 귀한 '기억'이 된다.

고단한 우리 세상살이가 앞으로 나아가는 전진밖에 없는데도 늘 뒤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은 추억에 대한 기억은 자신을 바꾸는 귀한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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